대법 "대기업이 다른 집회 막으려고 연 집회, 보호 대상 아니다"

입력 2018.11.08 06:00

대법원 전경./조선DB
대기업이 다른 집회를 차단할 목적으로 여는 집회는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대기업이 선점한 집회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고동민(43)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고씨는 2016년 5월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건물 앞에서 현대차 직원들이 먼저 신고해 집회를 하고 있는데도 ‘맞불집회’를 열어 현대차 측의 집회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현대차 직원들이 ‘기업·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성숙한 집회문화 만들기’ 집회를 진행한 가운데, 고씨는 같은 장소에서 ‘유성기업 범시민대책위원회’ 회원들과 함께 현대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현대차는 하청업체인 유성기업의 ‘노조파괴 공작’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었다.

검찰은 고씨가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미신고 집회를 열고, 다른 집회를 방해했다며 고씨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현대차 직원들이 먼저 신고하고 연 집회는 집시법상 보호가치가 없는 집회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가 갖는 헌법적 기능, 집시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춰보면 현대차 직원들의 집회는 경비업무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고씨 등이 집시법에 의한 보호가치가 있는 집회를 방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현대차 직원들이 관할 경찰서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1년 가량 매일 집회 신고를 하고, 집회 참가 단체가 집회 외에는 별다른 활동을 하지 없는 점, 집회 주최자인 정모씨가 이 단체 구성원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고씨가 집회를 방해한 혐의 등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똑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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