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 전연이 귀하당" EBS 강사의 막말

입력 2018.11.08 03:00

스타강사, 시대 암기법 설명하며 "서강 출신인 귀하신 분이죠"
박前대통령·특정 대학 사진 띄워

EBS 사회탐구 강사가 인터넷 수능 강의를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전연(저년)' 등으로 조롱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EBS는 해당 강의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지 두 달 가까이 이런 사실을 모르다가 7일 민원이 들어오자 동영상을 삭제하고, 해당 강사를 해촉했다. 인터넷 강사들의 정치적 편향 발언이나 막말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BS 교육방송에서 수능 사회탐구 강의를 맡은 K(49·사진)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뒷모습 사진을 띄우고‘전연(저년)’이라 불러 논란이 됐다.
인터넷 강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들이 잇단 막말로 구설에 올랐다. EBS 교육방송에서 수능 사회탐구 강의를 맡은 K(49·사진)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뒷모습 사진을 띄우고‘전연(저년)’이라 불러 논란이 됐다. 이 강의는 두 달간 불특정 다수 학생에 공개됐다가 7일 삭제됐다. /EBS 인터넷 강의
EBS 수능 사회탐구 강사 K(49)씨는 지난 9월 '2019 수능 파이널 체크포인트' 강의에서 "11세기 동아시아사 시대 순서는 '서강 전연이(저년이) 귀하당'만 기억하면 된다"고 했다. '서강 전연이 귀하당'은 시간순으로 '서희의 강동 6주' '전연의 맹' '귀주대첩·서하·당쟁'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K씨는 이어 "'서강' 하면 서강대가 떠오르고 '전연이'는 (발음이) 약간 욕 같다"면서 화면에 서강대 전경과 박 전 대통령의 뒷모습 사진을 띄우고 "서강대 출신인 귀하신 분이죠" 하면서 웃었다.

해당 강사는 현재 대치동 입시 학원 소속 '스타 강사'다. 그는 본지 통화에서 "수능을 앞두고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시대 순서를 재밌고 쉽게 외우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무리한 시도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BS는 7일 오전 고객센터에 항의가 들어오자 동영상을 삭제하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과거에도 EBS 강사의 막말은 논란이 됐다. 2010년 EBS 언어영역 강사 J씨는 강의 도중 "남자들은 군대 가서 죽이는 거 배워온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EBS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며 국가가 공인하는 교육 방송인데, 이런 막말들이 걸러지지 않은 건 큰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수능의 70%가 EBS 수능 교재에서 직·간접적으로 출제돼 거의 모든 수험생이 EBS 강의를 듣는다.

논란이 된 인터넷 강사 발언들
사설업체 인터넷 강사들의 막말은 더 심하다는 지적이 많다. 2010년대 초반 한 수학 스타 강사가 욕설과 막말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욕설 마케팅'이란 말까지 나왔다.

강사들의 막말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이런 사람들이 과거보다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극적 발언을 하는 강사들이 왕왕 나온다. 혼자 수백억대 매출을 올린다고 알려진 수학강사 H씨도 강의 때 욕을 하거나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행동을 자주 한다.

작년엔 한국사 스타 강사 S씨가 "민족 대표 33인은 우리나라 1호 룸살롱 태화관에 모여 대낮부터 술판을 벌였다" "손병희와 사귀는 마담 주옥경이 태화관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강의해 민족 대표 33인의 유족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렇게 강사들이 학생들 앞에서 막말과 욕설을 하는 것은 그만큼 인터넷 강의 시장이 크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욕에 익숙한 10대 학생들이 친근감을 느끼고 재미있어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려고 자극적인 말을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강의는 대입 수험생뿐 아니라 공무원 시험 준비생까지 매년 수백만명이 듣는다. 강사가 인터넷 강의 매출의 30~40% 정도를 가져가다 보니 조회 수나 수강 신청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일부 '1타 강사'(야구 1번 타자에서 따온 말)는 연간 수백억을 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청와대 웹사이트에 한 수험생이 '인터넷 강의 강사들의 욕·비속어 사용이나 폭력 행위를 편집해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다른 수험생이 '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라는 수험생 사이트에 "○○○ 강사 강의에 너무 욕이 많아서 못 듣겠다"는 글을 올렸다. "나도 동의한다"는 댓글과 "그래도 드립(말재주)이 재미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는 댓글이 나란히 달렸다.

입시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강사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려고 자극적인 말이나 욕설, 무책임한 좌편향 발언을 해도 책임은 거의 안 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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