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분열의 시대'에 돋보인 여성ㆍ성소수자 약진

입력 2018.11.07 19:21

6일(현지 시각) 치뤄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수성한 가운데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난민 여성, 미 원주민 여성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후보들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CNN 등 외신이 전했다.

반이민과 총기난사 등 혐오범죄로 시끄러워 역대 가장 분열된 선거라 불린 이번 중간선거였기에 소수자 후보들의 약진이 더 돋보인다. 여성과 성소수자들에게는 ‘역사적 선거’로 기억될 전망이다.

◇ 캔자스, 뉴멕시코에서 첫 여성 아메리카 원주민 하원의원 탄생

2018년 11월 6일(현지 시각) 치뤄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 캔자스와 뉴멕시코에서 첫 여성 아메리카 원주민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캔자스의 샤리스 데이비즈(왼쪽), 뉴멕시코의 데브라 하란드(오른쪽)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 후보 민주당 샤리스 데이비즈 후보와 데브라 하란드 후보가 각각 캔자스와 뉴멕시코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들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아메리카 원주민 하원의원이다.

캔자스에 출마한 정치 신인 데이비즈는 53.3%를 받아 44.2%을 기록한 4선 의원 공화당 케빈 요더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데이비즈가 선출된 캔자스 제3선거구는 10년 넘게 공화당의 텃밭이었던 곳이라 더 의미가 깊다. 호청크 부족의 일원인 데이비즈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 역시 공개한 바 있다. 그녀는 역사상 첫 미 원주민 여성 하원의원인 것뿐만 아니라 캔자스주 최초의 성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 하원의원이다. 하원 전체에서는 두 번째로 성지향성을 공개한 레즈비언 의원이다. 데이비즈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방 검사로 근무했었고 종합격투기 선수로도 활동했었다.

하란드는 뉴멕시코 주지사에 출마한 민주당 하원의원 마이클 그리샴을 대신해 뉴멕시코 제1선거구 하원의원 후보로 나와 59.1%의 표로 36.3%을 받은 공화당 재니스 아놀드존즈 후보를 이겼다. 그녀는 라구나 푸에블로 부족의 일원으로 뉴멕시코주 민주당 의장을 역임했다. 하란드는 "70년 전 뉴멕시코에서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투표할 권리조차 없었다. 나 역시 뉴멕시코에서 자라오며 선거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후보가 나와) 내 입장을 대변해줄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고 감격을 표현했다.

◇ 미시간, 미네소타에서는 첫 여성 무슬림 하원의원 당선

2018년 11월 6일(현지 시각) 치뤄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 미시간주와 미네소타주에서 각각 미국 역사상 첫 무슬림 여성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미시간의 라시다 탈리브(왼쪽), 미네소타의 일한 오마르(오른쪽). /CNN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미시간과 미네소타에서는 각각 역사상 첫 무슬림 여성 민주당 후보들이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미시간 제13선거구에 출마한 라시다 탈리브 후보와 미네소타 제5선거구에 출마한 일한 오마르 후보가 개표 결과 타당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이기고 1위를 차지했다.

탈리브는 미시간에서 성추문으로 물러난 민주당 존 코니저스 의원 대신 출마해 88.7%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그녀가 당선된 미시간 제13선거구에는 공화당 의원은 출마하지 않았다. 탈리브는 팔레스타인 이민자 가정의 14남매 중 맏이이며,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2년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오마르는 최초의 남성 무슬림 하원의원인 키스 엘리슨이 미네소타 하원의원 출마를 포기하고 미네소타 연방 검찰총장에 출마하기로 결정하면서 그 뒤를 이어 미네소타 첫 여성 무슬림 하원의원이 됐다. 오마르는 78.2%의 표를 받아 21.8%를 받은 공화당 후보 제니퍼 질린스키에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오마르는 또한 최초의 소말리아 난민 출신 하원의원이다. 어린 시절 내전을 피해 케냐 난민캠프에서 4년을 보내고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했다. 오마르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 오레곤은 첫 양성애자 주지사, 콜로라도에서는 첫 게이 주지사 등장

오레곤 주지사 당선자인 민주당의 케이트 브라운 후보는 미국 역사상 첫 LGBT(성소수자) 주지사로 기록됐다. 자신이 양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브라운은 49.9%의 표를 받아 44.2%를 받은 공화당 크누트 부엘러 후보에 승리했다.

콜로라도에서는 미국 역사상 첫 성지향성을 공개한 게이 주지사가 등장했다. 민주당 제러드 폴리스 후보가 재선출에 제한이 있는 존 히킨로퍼 민주당 테네시 주지사를 대신해 출마해 51.6%의 득표로 45%를 기록한 공화당 워커 스테이플턴 후보를 6.6% 차이로 이기고 콜로라도주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됐다.

5선 하원의원인 폴리스는 선거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성소수자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2018년 11월 6일(현지 시각) 치뤄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 콜로라도 주지사로 처음으로 성지향성을 공개한 게이인 민주당 제러드 폴리스 후보가 당선됐다. /CNN
버몬트와 텍사스에서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에서 성소수자 후보가 출마했지만 공화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 버몬트 민주당 출마자 크리스틴 홀퀘스트는 미 역사상 최초의 트랜스젠더(성전환) 주지사 후보로 기록됐다.

◇ 테네시주 사상 첫 여성 상원의원 탄생, 텍사스주에서도 역사상 첫 히스패닉 여성 하원의원 당선

테네시에서는 공화당 하원의원 마샤 블랙번 후보가 54.7%로 43.9%를 받은 민주당의 필 브레데센 전 테네시 상원의원을 물리치고 테네시주 첫 여성 상원의원이 됐다.

마샤 블랙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유세 기간에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지원에 나설 정도로 트럼프와 사이가 돈독한 인물이다. 미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열정적인 반대 유세를 극복하고 당선됐다. 스위프트는 "블랙번이 남녀동등임금법과 여성폭력방지법 연장에 반대표를 던졌고, 재계가 동성애자에 서비스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텍사스 유권자들은 텍사스주 역사에 첫 여성 히스패닉 하원의원 당선이라는 기록을 선물했다. 민주당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후보가 텍사스주 제16선거구에서 실비아 가르시아 후보는 제29선거구에서 각각 공화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물리치고 하원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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