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씨 맞나?" "네"…'혼밥' 하다 막 내린 '8년 도피 행각'

입력 2018.11.07 17:34 | 수정 2018.11.07 17:41

뇌물 3억원 수수 혐의를 받는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 최 전 교육감은 8년간 도피 끝에 검찰에 붙잡혔다. 7일 오전 최 전 교육감이 호송차로 이동하는 모습. /뉴시스
지난 6일 저녁 7시 20분쯤. 인천 연수구의 한 식당 앞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한 남성에게 다가섰다. 수사관들은 "최규호씨 맞느냐"고 물었고, 남성은 순순히 "네"라고 답했다. 8년 전 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다가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이었다. 2010년 9월부터 이어진 그의 도피행각은 이렇게 끝이 났다.

최 전 교육감은 2004년 7년 첫 직선 교육감으로 취임한 뒤 2008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듬해 뇌물수수 의혹이 불거졌다.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 토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2010년 9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그는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힌 뒤 돌연 종적을 감췄다.

검찰은 뒤늦게 전담수사팀를 꾸려 최 전 교육감의 행적을 쫓았으나 실패했다. 검찰은 전주와 김제, 서울 등 최 전 교육감의 연고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행적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가족을 상대로 자수를 권유하기도 했다. 최 전 교육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검찰은 그해 12월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그 사이 온갖 소문이 돌았다. ‘중국으로 밀항했다’,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등 소문에 사망설까지 나왔다. 지난 4월엔 최 전 교육감의 장례식이 전주 시내에서 치러졌다는 낭설이 퍼지기도 했다. 그의 친형이 숨진 것이 와전된 것이었다. 최 전 교육감의 도피 기간이 길어지자 "검찰이 최 전 교육감을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돌았다.

검찰은 올 8월 검사 1명과 수사관 2명으로 전담팀을 다시 꾸려 최 전 교육감을 쫓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전에도) 몇 번 시도했지만 (검거를)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최 전 교육감을 ‘봐주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 주변인을 상대로 그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과 신용카드 등을 파악했다. 이를 근거로 신용카드 결재내역,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포위망을 좁혀 나갔다.

3개월여 수사 끝에 최 전 교육감이 인천에 은신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날 최 전 교육감이 체포된 곳도 그가 자주 가던 식당이었다고 한다. 같은 식당에서 여러 차례 카드 결제가 이뤄진 점에 주목한 검찰이 이 식당 주변에서 잠복에 들어간 것이다. 수사관들에게 체포되기 직전 최 전 교육감은 혼자 식사를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이었다고 한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이 지난 1년여간 인천 연수구 일대에서 지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법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1년치 통신내역 등으로 볼 때 최 전 교육감은 최근 1년간은 인천에서 지내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전 교육감은 제3자 명의의 인천 연수구 동춘동 79㎡(24평)짜리 아파트에서 지내왔다. 휴대폰과 신용카드도 제3자 명의로 된 것이었다. 검찰은 "휴대폰도 여러 번 바꿨고, 거처도 여러 차례 옮겨다닌 것으로 보인다"며 "긴 도피기간 동안 여러 명의 조력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최 전 교육감의 ‘8년 도피행적’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동생인 3선 의원 출신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의 조력 여부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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