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부동산 사령탑, 돌연 김수현서 윤종원으로 왜?

조선일보
  • 정우상 기자
    입력 2018.11.07 03:20 | 수정 2018.11.07 05:18

    문책說 - 정책 실패 '왕수석'의 책임 물어… 尹수석에 힘 실어주기
    승진說 - 金수석 '차기 정책실장' 발탁 앞두고 업무 분산위한 포석

    청와대의 '탈(脫)원전' 정책 책임자가 김수현 사회수석에서 윤종원 경제수석으로 바뀐 것으로 6일 확인됐다. 김 수석 주도로 환경운동 관점에서 추진돼 온 원전·에너지 정책에 궤도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청와대는 또 김 수석이 총괄했던 부동산 정책 역시 윤 수석 소관으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정책실 내 역학 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의 청와대 국감에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김 수석이 소득 주도 성장, 부동산 등 핵심 정책에 관여하는 것을 지적하자 "부동산 정책의 사회수석 관여는 정부 초기 업무 관장 때 그랬지만 최근에는 경제수석실로 이관하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 검토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김 수석은 부동산뿐 아니라 탈원전, 교육, 문화, 여성 등 각종 정책을 담당해 청와대 내에서도 '왕수석' 얘기를 들어왔다.

    청와대 김수현(왼쪽) 사회수석과 윤종원 경제수석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김수현(왼쪽) 사회수석과 윤종원 경제수석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탈원전은 이미 김 수석에서 윤 수석으로 담당자를 바꿨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5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에너지와 탈원전 정책은 어디 소관인가"라는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 질문에 "그동안 사회수석이 맡다가 한 달 전부터 제가 맡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가동 중"이라고 답했다. 윤 수석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조금 있었다"며 "이 부분(탈원전)을 경제적 측면에서도, 사회적 측면에서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에서는 환경 전문인 김 수석이 고도의 경제적 판단이 필요한 탈원전, 부동산을 총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적지 않았다. 탈원전의 경우 김 수석이 탈원전을 주관하고 전력 수급 등 에너지 정책은 경제수석실 산업정책비서관이 담당해 '이원화' 논란도 있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국내적으로는 탈원전을 외치면서 대외적으로는 '원전 수출'을 강조하는 모순된 모습도 나타났다. 부동산 역시 "경제 분야 비전문가가 주도했던 것이 정책 실패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청와대 정책실 관계자는 "원전은 산업과 환경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외부의 비판, 김 수석에게 업무가 너무 집중된다는 내부적 판단을 모두 고려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에게 힘이 쏠린 청와대 내부의 역학 구도가 부동산과 탈원전 담당자 변경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청와대는 탈원전 정책을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바꿔 부르고 윤종원 수석의 대통령 독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전 기술력과 원전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발전하기 위한 정책은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정책 우선순위의 변화 가능성을 점치는 인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여전히 원전 정책을 '산업'이 아닌 '환경·안전'의 관점에서 보는 기류가 우세하다.

    이날까지 알려진 김 수석의 역할 변화를 두고 여권에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수석에게 정책 실패 책임을 물어 윤 수석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해석도 있지만, 반대로 '차기 정책실장 김수현'을 고려해 인수인계 차원서 업무를 미리 분산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차기 정책실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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