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여도 아닌 젠더 뉴트럴, 생전 장례식…‘경계를 허무는’ 사람들이 온다

입력 2018.11.08 06:00

라이프 트렌드 2019: 젠더 뉴트럴
김용섭 지음 | 부키 | 452쪽 | 1만7000원

"젠더 뉴트럴 트렌드는 결코 단기적 이슈가 아니다. (...) 더 지나면 컬처로 자리 잡을 게 분명하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이 내년의 트렌드를 미리 보여주는 생활·문화 전용 트렌드서 ‘라이프 트렌드 2019’를 냈다. ‘젠더 뉴트럴’ ‘뉴 살롱 문화’ ‘싱글 오리진’ ‘취향 큐레이션’ 등을 핵심 키워드로 다뤘다.

이 가운데 ‘젠더 뉴트럴’을 제목으로 선정한 이유는 낯설지만 가장 파괴력 있는 변화의 기회이자 위기를 담고 있어서다.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1’ 또는 ‘2’로 시작한다. 남자는 ‘1’, 여자는 ‘2’로 구분한다. 그런데 ‘3’으로 시작하는 뒷자리가 있다면 어떤 의미일까?

실제로 캐나다 정부는 여권의 성별 표기란에 ‘남, 여’ 외에 ‘X’라는 제3의 성을 추가했다. 성 소수자를 배려해 ‘성 중립성’을 보장한 여권을 도입한 것이다. 독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몰타, 네팔 등도 공식 문서에 제3의 성을 적는 것을 허용한다. 이처럼 젠더 자체가 없는, 즉 남성성과 여성성을 통합시켜 양성성을 표현하거나, 남성과 여성의 구분 자체를 지우고 중립성을 지향하는 것을 ‘젠더 뉴트럴’이라고 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젠더 뉴트럴이 부상해 생활양식과 소비, 비즈니스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젠더리스, 젠더프리, 젠더 감수성 등 유사어도 자연스럽게 쓰인다. 저자는 이 젠더 이슈가 더 이상 비주류의 화두가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주류가 되어 본격적인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 밖에도 저자는 관성과 선입견이라는 ‘경계를 허무는’ 12부류의 사람들에 주목했다. 젠더 뉴트럴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들, 자기 모습을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는 사람들, 취향을 공유하기 위해 살롱에 모이는 사람들, 생전 장례식을 치르는 사람들, 부모의 지갑을 열게 하는 Z세대, 싱글 오리진을 따져 가며 소비하는 사람들, 선한 가치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들, 스탠딩 데스크와 체어리스 체어에서 일하는 사람들, 디지털 노마드와 코즈모폴리턴, 자신만의 큐레이션으로 라이프스타일 마켓을 여는 사람들, 돈보다 경험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 소비가 아닌 구독을 택한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지금까지 가졌던 관성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타인의 기준과 사회가 정해 놓은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신의 취향과 자기다움에 집중하는 사람들, 본질에 눈뜨고 경험을 소비하며 공유의 가치를 깨달은 이들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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