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남중국해에서 미국 군함을 조우했을 때 "항로를 변경하지 않으면 중대한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위협했던 중국 해군이 비슷한 시기 남중국해에서 조우한 일본 군함에 대해서는 '굿모닝'이라는 인사를 전하며 우호적 교신을 나눴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SCMP는 이날 미국과 중국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충돌할 뻔한 9월 30일 당시 교신 상황을 공개했다. 이날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호는 항행의 자유 작전 차원에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인근 해역을 항해 중이었으나 중국 함정이 약 41m까지 접근하자 충돌하지 않기 위해 급격히 항로를 틀어야 했다.

당시 교신 자료에 따르면, 디케이터호에 접근한 중국 구축함은 "당신들은 위험한 경로를 지나고 있다. 경로를 바꾸지 않으면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SCMP는 "중국 해군은 예전에는 '중국 해역에 접근했다. 물러나라'는 수준의 경고를 했다"며 "미국 군함에 직접적 위협을 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중국 군함의 이러한 살벌한 태도는 남중국해에서 조우한 일본 군함에 보인 태도와 대조를 이룬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주 일본 NHK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이 남중국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 수송함 카가함을 발견했다. 하지만 중국 구축함 승조원은 위협은커녕 "좋은 아침. 만나서 반가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SCMP는 "미·중 무역 전쟁 와중에 중국과 일본이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방중, 시진핑 주석 등 중국 지도부와 만났고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