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한 사람들, 강제징용 아니다"는 아베

입력 2018.11.02 03:14

"재판 원고는 징용 아니라 모집에 응한 한반도 출신 노동자"
강제 동원 희석하려는 의도… "1965년 협정서 최종적으로 해결"

일본 정부가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표현하며 일제 치하 한국인에 대한 강제징용을 사실상 부정하고 합법적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일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일본) 정부는 이번 사건을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고 부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일제강점기) 국가총동원법 국민징용령에는 모집과 관(官)의 알선, 징용이 있었다"며 이번 재판에서 원고는 모집에 응한 사람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이어서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구(舊)조선반도(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징용공’이 아닌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구(舊)조선반도(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며 ‘징용공’이 아닌 ‘한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표현을 썼다. /마이니치신문
일본 정부는 이 사건이 쟁점화된 후 지금까지 '징용공(徵用工·강제징용 노동자) 문제'라는 표현을 써왔다. 아베 내각이 이날부터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로 부르기로 한 것은 한국인이 강제로 동원됐다는 의미를 약화시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비롯, 앞으로의 사태 진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한·일 사이의 곤란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전향적 대응을 강하게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쿄의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선 어떤 타협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이 한국 정부의 책임하에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2005년 8월 노무현 정부의 '민관 위원회'에서 청구권 문제가 해결됐다고 발표한 것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대법원 판결 외에도 제주 관함식의 자위대 욱일기(旭日旗) 시비, 한국 국회의원 독도 방문 등을 거론하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에 역행하는 듯한 움직임이 이어져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영향을 받게 된 일본 기업들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 배상 명령에 응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외무성과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법무성이 합동으로 지난달 31일부터 설명회를 시작, 2일까지 총 3회 열릴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배상할 의무가 없다"며 일본 정부와 보조를 맞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법원의 배상명령을 받은 신일철주금은 "한국 대법원 판결은 이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1965년 협정, 그리고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와도 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일본 자민당은 "국가가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기업을 보호하는 데 전력을 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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