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기준환율 달러당 6.9574위안...위안화 가치 2008년 5월 이후 최저수준

중국이 고시한 위안화 기준 환율이 미국발 금융위기로 흔들렸던 10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지난 26일 장중 한때 2008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데 이어 당국이 30일 고시한 기준환율 역시 같은 수준으로 밀린 것이다.

인민은행은 30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9574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를 전날 기준환율 (6.9377위안)보다 0.28% 떨어뜨린 것이다. 개장 직후 위안화 가치는 6.97위안까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10년 전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달러당 7위안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나닷컴

중국은 2005년 고정환율제를 관리변동환율제로 바꾸는 환율개혁을 통해 위안화를 일시 절상한 이후 지속적으로 절상해왔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자 2년여동안 위안화 환율을 사실상 고정시켰다. 2010년 8월 이후 다시 절상을 용인하기 시작했지만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2014년초 이후 절하 추세로 돌아서 2016년말에는 달러당 7위안 붕괴설이 돌기도 했다.

지난해 위안화 절상으로 돌아섰지만 올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절하로 전환하면서 달러당 7위안 붕괴설이 다시 나돌고 있다. 하지만 달러당 7위안대는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비쳐져 실현될 경우 중국 경제와 미중 무역전쟁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위안화 가치가 장중에 달러 대비 10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던 26일 판궁성 인민은행 부총재 겸 외환관리국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으로서 경쟁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무역전쟁 대응 수단으로 쓰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몇년 전 위안화 투기 세력과 시장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며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외화보유액이 충분하다. 변동성 국면에 대처할 수 있는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정책 수단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이 전해진 후 위안화 가치는 강세로 돌아섰다.

위안화 절하는 중국 경제 하강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성장률이 타격을 받았던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수준까지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