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이 그린 '가을 수채화'… 탐루, 풀코스 3번째 출전만에 우승

입력 2018.10.29 03:00

[72회 춘천마라톤]
2시간 8분 50초… "춘천마라톤 코스, 풍경이 아름다워 힘이 났다"

"제가 7남매 중 막내거든요. 우승 상금(5만달러)은 우리 가족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28일 열린 2018 춘천 마라톤 정상을 차지한 아레도 쉬페라 탐루(20·에티오피아)는 우승 인터뷰 내내 흰 잇몸을 보이며 웃었다. 굳은 표정의 레이스 때와 달리 막 소년티를 벗은 듯 해맑았다.

28일 열린 2018 춘천마라톤 1위를 차지한 아레도 쉬페라 탐루(에티오피아)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28일 열린 2018 춘천마라톤 1위를 차지한 아레도 쉬페라 탐루(에티오피아)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성형주 기자

탐루는 이날 2시간 08분 50초로 결승선을 끊으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2015년 이 대회 우승자였던 아둑나 타켈레 비킬라(29·2시간 11분 27초). 올해 춘천 마라톤에 출전한 해외 초청 선수 18명 중 유이(唯二)한 에티오피아 출신(나머지는 케냐 국적)이 나란히 시상대 1·2위에 올랐다.

빗속을 뚫고 질주… 당신이 영웅입니다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에게 궂은 날씨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알록달록한 러닝복을 차려입은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이 28일 춘천 공지천 출발선을 통과하는 모습. 참가자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빗속을 뚫고 질주… 당신이 영웅입니다 -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에게 궂은 날씨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알록달록한 러닝복을 차려입은 춘천마라톤 참가자들이 28일 춘천 공지천 출발선을 통과하는 모습. 참가자들은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이명원 기자

선수들은 경기 초반 굵은 빗줄기, 추운 날씨(오전 9시 기준 영상 5도) 속에서 사투를 펼쳤다. 4㎞ 부근에선 선두로 달리던 일부 선수들이 빗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가 레이스를 이어가기도 했다. 탐루는 "비를 맞으며 달려본 건 처음"이라며 "주로(走路)에 물이 고이고 공기도 차가웠지만, 오늘 컨디션이 좋아 금방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탐루는 17㎞ 지점부터 선두 그룹에서 치고 나갔고 이후 한 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보통 경기 중반 페이스가 떨어지지만, 5㎞ 구간별 기록 가운데 20~25㎞ 성적(14분 39초)이 가장 좋을 정도로 역주(力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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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너는 천천히 가렴, 나는 먼저 달려야겠어" 어제 춘천마라톤 - 단풍으로 물든 산과 푸른 호수, 색색의 옷차림을 한 러너들이 한 폭의 그림을 이룬다. 2018 조선일보 춘천국제마라톤 겸 제72회 전국마라톤선수권대회가 28일 강원도 춘천 의암호 일대에서 열렸다.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참가자 2만여명과 가족, 자원봉사자 등 5만명이 국내 최대 가을 달리기 축제를 즐겼다. /남강호 기자·드론 조종=드론이미지 조성준

올해 스무 살인 탐루는 2013년 육상에 입문해 중·장거리 종목 선수로 뛰다가 2년 전 본격적으로 마라톤 훈련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 대회, 올해 4월 폴란드 크라코비아 마라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풀코스 출전이었다. 탐루는 "춘천 코스는 경사와 좌우 굴곡이 많아서 쉽지 않았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힘이 났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빠른 기록을 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탐루의 올해 기록은 역대 우승 기록 중 6위에 해당한다.

※춘천 시민 여러분의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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