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어머니, 아들, 며느리, 손녀까지 일가족 4명이 집 안에서 흉기·둔기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30대 남성 또한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10시 31분쯤 부산 사하구 장림동의 한 아파트에서 박모(84·여)씨와 박 씨의 아들 조모(65)씨, 며느리 박모(57)씨, 손녀 조모(33) 씨가 흉기와 둔기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박 씨의 셋째 사위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일가족과 따로 살고 있던 박씨의 사위는 "장모 박씨를 비롯한 처갓집 가족들을 초대하려 했으나 계속 연락이 안 돼 경찰에 신고, 경찰관과 함께 문이 잠긴 아파트를 열고 들어갔다"고 증언했다. 박씨와 아들, 며느리는 화장실에서, 손녀는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손녀 조씨의 목에는 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도 있었다.
사건 현장에서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신모(32)씨가 숨져 있었다. 그는 작은 방에서 질소 가스를 연결한 비닐봉투를 머리에 뒤집어 쓴 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지난 25일 오후 4시12분쯤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범행 도구가 들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든 채 아파트로 들어가는 장면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일가족 4명을 차례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용의자 신씨와 숨진 조씨 간의 원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