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의 뜻입니다"…'CJ 이미경 퇴진 강요' 조원동, 대법서 유죄 확정

입력 2018.10.25 10:35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조선DB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원동(62)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5일 조 전 수석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13년 7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VIP(대통령)의 뜻"이라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했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은 CJ그룹의 영화·방송 사업이 좌편향됐다고 보고, 이 부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CJ E&M은 시사·정치 풍자코너 ‘여의도 텔레토비’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변호인’ 제작 과정에서도 투자를 검토했었다.

재판 중 주요 쟁점 중 하나는 녹음파일의 증거능력 여부였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이 손 회장에게 이 회장을 물러나게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대화 녹음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파일은 손 회장이 1차 녹음한 뒤 이 부회장에게 들려줄 때 이 부회장이 2차로 녹음한 파일이었다. 손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1차 녹음 파일을 들려준 뒤 이를 삭제했다.

조 전 수석 측은 대화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녹음했기 때문에 위법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르면 대화당사자가 녹음한 것이 아니라면 ‘감청’으로 불법 녹음이 된다. 그러나 1·2심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는 감청이란 현재 이뤄지고 있는 통신 내용에 대한 것이고, 이미 완료된 통신 내용은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이 부회장의 재녹음 파일은 위법한 증거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은 위법한 행동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과 지위를 이용해 손 회장, 이 부회장에게 요구에 응하도록 압박을 가했다"고 했다. 이어 "조 전 수석은 대통령 지시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책무를 방기한 채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사항을 그대로 이행했고, 법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기보다는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기 급급했다"고 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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