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황교익 막걸리 설전'에 처음으로 입 열어
"황교익과 부딪힌 적 없어…큰일 날 소리"
"사업하는 사람들은 평론가 말 참고할 줄 알아야"

외식업체 더본코리아 대표인 방송인 백종원(52)이 23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6)이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막걸리 편을 공개 비판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황교익이) 좋은 말씀을 해준 것"이라며 "평론가는 어떤 말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교익의 페이스북 글로 촉발된 이른바 ‘막걸리 설전’에 백종원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백종원 더 본 코리아 대표

백종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소위 '막걸리 논란'와 관련, "(황교익과) 계속 부딪히지 않았나. 한 번 만나서 풀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 부딪히다니. 큰일 날 소리. 선생님(황교익)은 평론가로서 정당히 할 말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백종원은 ""평론가는 어떤 시선에서 어떤 말이든 해도 되는 거고, 우리는 겸허히 평론가가 말한 것에 대해 저런 시선이 있을 수도 있구나 참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황교익씨가 지난 2일 올린 SBS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비판 글.

앞서 지난달 13일 방영된 방송에서 12종의 막걸리로 블라인드 시음회를 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백종원은 막걸리의 브랜드를 대부분 맞혔지만, 막걸리 가게 사장은 12종의 막걸리 중 두 종류만을 맞히는 데 그쳤다. 이를 본 황교익은 지난 2일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게 했어도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며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다"고 썼다. 제작진이 백종원에게 미리 정답을 귀띔해주는 식으로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이 황교익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자 황교익이 재반박에 나서며 ‘막걸리 설전’이 벌어졌다.

백종원은 이에 대해 "절대 황교익 선생을 폄하하면 안 된다. 사회에 필요한 말씀도 많이 한다"며 "우리가 볼 때 평론가의 말 중 '이게 틀렸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할 수는 있지만 나 같이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그걸 참고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건강하게 크려면 싫은 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하고 다른 방향에서 보는 시선도 받아야 하는데 그 일을 해주는 게 평론가의 역할"이라며 "그 말씀을 듣고 '이런 시선에서 보면 그렇게 오해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 신경을 써야겠다. 열 몇 시간 되는 녹화 분량을 줄이다 보면 다른 시선에서 볼 때는 이런 오해의 소지도 생길 수 있다'는 얘기도 제작진과 나눴다"고 했다.

다만, 백종원은 "(그 방송에서) 중요한 건 (막걸리 종류) 개수를 맞히는 게 아니었다"며 "(‘골목식당’에 출연한) 막걸리 사장이 하도 고집을 부리니까..."라며 막걸리 블라인드 시음회를 연 이유를 설명했다.

백종원은 "일부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너는 (막걸리 사장에게) 자꾸 일반인의 입에 맞추라고 왜 강요를 해?’라고 한다"며 "그런데 그분의 특성을 살려서 누룩 전통주를 고집하는 것은 좋은데 우선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장사가 되고 손님이 와야 뭘 연구할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황(교익) 선생님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분들이 돈을 벌어 밥벌이가 돼야 전통주를 계속 연구할 것 아닌가. 도와주는 것 없이 '콩 나와라 팥 나와라'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