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도 '팟캐스트' 나오는 시대

조선일보
  • 김정환 기자
    입력 2018.10.23 03:01

    법무부 "言路 터주겠다" 하자마자 임은정·서지현·박병규 검사 공익 제보자 인권 관련 방송 출연

    다음 달 초 검사 세 명이 팟캐스트(인터넷 방송)에 나간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검찰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식으로 검사들이 방송에 나가 검찰 내부 일을 시시콜콜 언급할 경우 조직이 흔들리고 불필요한 구설에 휩싸일 수 있다는 것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임은정·서지현·박병규 검사가 공익 제보자 인권 보호 활동을 한다는 '호루라기 재단'의 팟캐스트에 다음 달 3일 동시에 출연한다. 이들은 검찰 내부 부조리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전에도 폭로 경험이 있던 검사들이다. 임 검사는 2012년 말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求刑)'하라는 상부 방침을 어기고 무죄 구형을 했다가 정직 4개월 징계를 받았다. 소송 끝에 지난해 징계 취소 판결을 받았지만 이후에도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검찰 내부 문제를 지적해왔다. 서 검사는 지난 1월 한 방송에 나와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박 검사는 검찰 내부 게시판에 임 검사 지지 글 등을 쓰다 2014년 말 '검사 적격 심사'에서 탈락했다가 소송 끝에 지난 4월 복직했다.

    이들이 방송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게 된 것은 법무부가 지난달 14일 "검사들의 언로(言路)를 터주겠다"며 검사윤리강령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당시 검사가 직무에 관한 사항에 대해 언론에 기고하거나 방송에 나와 언급할 때는 소속 기관장 '허가'를 받도록 돼 있던 것을 '신고'만 하면 되도록 바꿨다. 윤리강령 개정은 올 초 검찰 내부에 폭로 사건이 잇따라 불거진 데 따른 조치였다. 그런데 개정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방송에 나가겠다는 검사들이 나온 것이다. 박 검사는 이미 신고 절차까지 마쳤다고 한다.

    이들이 아직 방송에서 어떤 말을 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성격상 검찰 내부 문제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에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사들이 이런 식으로 검찰 내부 문제를 자기 시각에서 언급할 경우 그것이 기정사실화돼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앞으로 이런 폭로 방송에 검사들이 자주 나오면 조직이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가 윤리강령을 개정하면서 외부에 공표 가능한 '직무에 관한 사항'의 범위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도 논란거리다. 한 검찰 간부는 "상부에서 내부 절차를 제대로 거치고 지시를 내려도 앞으로 검사들이 이를 외압으로 받아들이고 언론에 폭로할 여지가 많아졌다"고 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TV·팟캐스트로… '담' 넘는 검사들 오경묵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