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국과 전투기 공동개발 투자 줄일 것"

입력 2018.10.22 03:00

당초 1조7000억원 부담 예정 "文대통령도 재협상에 동의"

한국과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투자·개발 사업을 진행해 온 인도네시아가 신흥국 금융 불안 등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재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형전투기(KF-X) 개발비 8조5000억원 중 20%인 1조7000억원을 부담토록 돼있어 오는 2026년까지의 개발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형전투기 개발이 지연되면 국내 개발·생산업체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방위산업 타격은 물론 F-4, F-5 등 노후 전투기 퇴역에 따른 전력 공백도 일어날 수 있다.

인도네시아
21일 현지 언론과 관련 당국에 따르면 위란토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조정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들을 만나 인도네시아 정부가 KF-X/IF-X 사업 참여 조건을 재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란토 장관은 "국가 경제 여건을 고려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재협상을 결정했다. 따라서 우리는 재정 관련 사항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담이 덜해지도록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특별팀을 별도로 편성하고 직접 협상을 진두지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전체 개발비의 20%를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50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생산할 계획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도 하반기 사업 분담금과 올해 상반기 사업 분담금 등 2380억원 상당을 한국 정부에 지급하지 않아 중도하차 우려를 낳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KF-X/IF-X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대신 재협상을 통해 자국의 사업비 부담을 줄이고 기술이전 항목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토마스 렘봉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은 "한국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 줬다"면서 "수 주 전 대통령 방한 당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재협상과 (조건) 재조정에 동의했다. 두 정상은 12개월 이내에 반드시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 측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양국 정상이 재협상 개시에 합의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실제로 조건이 어떻게 바뀔지는 차후 협상에서 조율될 문제"라고 말했다.

KF-X 사업은 F-16보다 우수한 국산 전투기를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개발, 120대를 양산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용 18조원 가운데 개발비는 8조5000억원이다. 개발비 8조5000억원 가운데 우리 정부가 60%를, 국내 업체(KAI)와 인도네시아가 각각 20%를 분담한다. 문제는 인도네시아의 분담액 지불이 계속 지연돼 왔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가 약속한 1400억원이 입금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투자액 감소로 KF-X 사업이 지연될 경우 개발·생산업체인 KAI는 미 고등훈련기(APT) 사업 탈락에 이어 사업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KAI는 오는 2022~2025년 사이 항공기 생산물량에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KF-X 개발 지연시 경영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공군은 KF-X가 개발되면 노후한 F-4, F-5 전투기를 모두 퇴역시키고 KF-X로 전력공백을 메울 계획이었다. KF-X 개발이 지연되면 F-4, F-5의 퇴역에 따른 전력공백이 불가피해진다.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TGP), 전자전 재머 통합기술 등 4개 핵심기술 개발이 순조롭게 될지도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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