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검사 떨어진 민노총 前간부 아내, 채용방식 바꿔 합격"

입력 2018.10.20 03:01

[公기관 고용 비리]
민노총 도 넘은 '자기 식구 챙기기'

최근 인천공항공사에 공사 산하 자회사에 입사한 직원 A씨를 놓고 수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 A씨는 이달 초단기 계약직 신분으로 채용됐다. 직원들이 석연찮아 하는 건 그 과정과 배경이다. 채용 방식이 돌연 A씨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는데, 배경에 민주노총 간부 출신인 A씨 남편이 있다는 것이다. 현장 직원들은 "민노총의 밥그릇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채용 방식 바꿨다는 의혹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들
복수의 인천공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탑승교 운행 업무를 담당하는 단기 계약직 자리에 A씨가 입사했다. A씨의 남편은 민주노총 탑승교지회 전 간부이고, A씨가 들어간 자리는 인천공항공사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 '인천공항운영관리'다.

해당 업무를 맡고 있던 직원이 육아휴직을 하자 회사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3개월 단기 계약직 채용 공고를 냈다.

A씨는 이 자리에 들어오려고 지난달 시험을 봤다가 떨어졌다. 채용 절차에 인성 검사 전형이 있는데 여기서 불합격했다. 막상 A씨가 불합격하자 회사는 다른 사람을 뽑는 대신 단기 계약직은 인성 검사 없이 채용할 수 있도록 채용 절차를 바꿨다.

이후 회사가 다시 채용 공고를 내자 A씨가 응시해 합격했다. 원래는 3개월짜리였지만, 채용 방식을 바꾸고 공고를 새로 내는 과정에 시간이 걸려 실제 계약 기간은 1.5개월로 줄었다.

인천공항 직원 일부가 "채용 방식 변경과 A씨의 입사 배경에 민노총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노총 산하 비정규직 집행부가 전직 간부의 아내인 A씨를 채용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A씨 채용에 반발한 직원들이 회사 측에 "갑자기 인성 검사를 없앤 이유가 뭐냐"고 묻자 회사는 "단기 계약직 채용에 인성 검사까진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앞으로 A씨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가타부타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본사인 인천공항공사도 A씨 채용 과정에 논란이 인 사실을 알고,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뿐 아니다. 인천공항에서 운영 업무를 담당한 협력업체도 민노총 간부의 아내를 초고속 승진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노총 간부의 아내 B씨는 지난 2010년 이 업체에 입사했는데, 입사 당시 직급 '사원 4'에서 '사원 1'로 함께 들어온 동료들보다 9년 빨리 승진한 것이다. 인천공항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할 때 직급이 높으면 급여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배후에는 민노총이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비조합원·외국인을 완장 차고 일터에서 내쫓아

민노총이 이런 식으로 자기 식구 이익은 챙기면서 다른 한편으론 실제로 일자리가 있는 현장 곳곳에서 비(非)조합원이나 외국인 근로자를 내몰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18일 새벽 5시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민노총 건설노조 서울지부 조합원 100여명이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단결 투쟁' 네 글자가 적힌 붉은 머리띠를 맨 채 "오늘 외국인은 한 ○도 (공사장에) 못 들어가게 하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5m 길이의 현수막으로 현장 출입구를 가로막고 일감을 찾으러 온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 사람으로 확인되면 "통과"라며 현수막을 치웠고, 외국인이면 주위를 에워싸고 "돌아가라"고 했다.

중국인 근로자가 "당신들만 먹고살겠다는 것이냐"며 항의하자 "꺼져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날 새벽 공사장으로 들어가려던 외국인 근로자 4명이 민노총의 제지로 발길을 돌렸다. 노동계 관계자는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권은 법무부에만 있는데, 이들이 스스로 완장을 찬 것은 명백히 월권행위"라고 했다.

민노총은 전국 건설 현장 곳곳을 돌며 비슷한 집회를 열고 있다. 한 건설업체 간부는 "집회가 길어지면 현장이 시끄럽고 공사에 방해돼 공사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민노총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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