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끼리 나눠먹는 '취준생 일자리'

입력 2018.10.20 03:01

'비정규직 제로' 선언 1년5개월…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5월 '비정규직 제로(zero)' 선언을 한 이후 공공 부문에서 진행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공공기관 임직원과 노조의 '친인척 고용 세습', 산하 협력업체 직원들의 공공기관 정규직화 등 편법과 꼼수, 특혜가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회적 약자(弱者)를 배려하기 위해 추진된 정규직화 정책이 공공기관 임직원과 노조, 산하 업체 정규직 등 기득권의 배를 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었다.

민주노총은 한국전력 산하 발전 5개사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정규직' 정비 인력 2750명을 발전 5개사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이 한전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한전 5개 발전사(남부·동서·남동·서부·중부발전)로부터 위탁업무를 하는 민간회사 정규직들로, 처우가 더 나은 발전 5개사 정규직 채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공사에선 작년 7~8월 협력업체 간부 2명이 각각 자신의 회사에 아들 2명을 비정규직으로 입사시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회사 간부들의 동생과 조카 등이 채용된 사례도 14건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에선 '채용 때 임직원의 친인척을 우대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7084명 중 1912명(11.2%)이 친인척 관계였고, 그중 108명은 무기계약직 입사 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 전직 노조위원장의 아들, 노조 지회장의 배우자, 전·현직 노조 관계자 9명의 친인척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실도 확인됐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8월까지 공공 부문 기관 853곳에서 근무하던 비정규직 근로자 41만6000여 명 중 8만50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거나 전환이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국가기관에 의한 채용 비리 사태"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낙하산 공기업들에 대한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 등에는 "좌절감과 허탈감에 취업 노력을 포기하고 싶다" "다른 공공기관까지 샅샅이 조사해 어떻게든 처벌해 달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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