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파업에 싸늘한 시민들…"난폭운전·승차거부는 어쩔거냐"

입력 2018.10.18 17:26 | 수정 2018.10.18 17:32

18일 전국 택시 운전기사들이 ‘카카오카풀’ 서비스 시행을 반대하며 집회를 열고 파업에 나섰다. 택시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나 시민들 눈길은 곱지 않았다.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택시 기사들의 집회를 지켜본 한 시민은 "길 막지말고, 승차거부나 하지말라"며 삿대질했다. 인터넷 포털에 달린 댓글도 택시업계에 적대적인 편이다.

택시 파업에 ‘반대표’ 던진 시민들 대부분 ‘승차거부’, ‘난폭운전’을 지적하고 있다. 직장인 윤우형(38)씨는 "밤 11시만 되면 택시잡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며 "승차거부도 지긋지긋하고, 불친절한 서비스도 짜증나는데, 택시 기사들이 집회를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택시 승차거부 단속반이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에서 승차거부나 승객을 골라태우는 택시를 단속하는 모습 /조선DB
은평구에 사는 주부 김인경(37)씨는 "차선 물기, 급정거, 깜빡이 없이 끼어들기 등 택시의 난폭운전에 욕하기도 이제는 지겹다"며 "정말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은 파업, 택시가 없어 아침 출근길이 오히려 쾌적해졌고 파업을 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직장인 채민식(26·가명)씨는 "지난 주말, 강남에서 택시를 잡는데 승차거부만 5번 넘게 당했다"며 "40분 걸려서 택시를 잡고 신촌 쪽으로 가자고 하니 기사가 ‘상식이 없다’는 말까지 하더라. 택시 의무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자기들 이윤만 찾는 것 같아 집회를 반대한다"고 했다.

이날 택시 업계는 전날(17일) 예고한대로 새벽 4시부터 다음날인 19일 새벽 4시까지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18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서울택시조합은 이번 파업에 개인택시 4만9242대, 법인택시 2만2603대 등 총 7만1845대의 운전자가 참석할 것으로 추산했다.

18일 택시 파업은 예상보다 파급력이 적었다. 운행 택시가 적어 출근길 택시 잡는 데 애를 먹은 시민들이 있기는 했으나, ‘대란’은 아니었다. 서울시가 버스와 지하철 운행 시간을 연장하고 배차 간격을 줄이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파업에 불참하고 영업 중인 택시 기사들에게 욕을 하거나 도로에 나가 차를 가로 막기도 했다.

18일 카카오 카풀 반대 집회에 참가한 한 택시 기사가 도로에 운행 중인 택시를 본 뒤 욕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택시 기사들의 호소에 시민들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은 ‘택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에 신고된 택시 불만은 2만 2420건으로 하루 50건이 넘었다. 시민들은 △불친절 7567건 △승차거부 6906건 △부당요금징수 4703건 순으로 불편을 호소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민원 신고는 각각 2만4008건, 2만5104건이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택시요금 인상이 논의 될 때마다 좌절되거나 시민들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는 이유가 불친절, 승차거부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라며 "전체 택시 기사들이 다 불친절한 것은 아니지만, 택시 업계가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개선점을 찾을 필요는 있다"고 했다.

물론 기사들 집회를 찬성하거나 이해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직장인 김재현(27)씨는 "시위 내용을 지켜봤는데, 택시 기사들의 주장이 타당해보인다"며 "카카오 카풀이 도입되면 사실 일반 택시랑 거의 유사한 형태이기 때문에, 택시를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수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목동에 사는 진성훈(38)씨는 "정부와 택시 기사, 소비자 간의 절충점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택시 기사분들이 원하는만큼 기본료 등 요금인상을 해주고 우버, 카카오카풀과 같은 자동차공유 서비스를 도입했으면 좋겠다. 선택은 결국 소비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