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다른 市·道 '학교 밖 청소년'도 돈 주겠다"

입력 2018.10.18 03:01

[오늘의 세상]
한 해 1만명만 줘도 240억 드는데… '학교 밖 청소년' 전국 36萬

조희연 교육감이 17일 '학교 밖 청소년'수당 도입을 발표하자 "이제 청년 수당에 이어 청소년 수당까지 등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 경기, 성남시 지자체장들이 청년 표를 의식해 앞다퉈 각종 청년 수당 제도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번엔 교육감이 초·중·고교에 다닐 나이 청소년들에게 소득과 무관하게 현금을 주는 수당까지 내놨다는 것이다.

◇청소년 통장에 현금 지급

조 교육감이 '학교 밖 청소년' 수당을 도입하는 핵심 취지는 학교를 그만두고 거리를 떠도는 아이들의 소재(所在)를 국가가 파악해 관리하기 위해서다. 서울에서만 연간 1만~1만2000명씩 학교를 떠나는데, 학교를 나가면 소재를 알기 어렵다. 교육청은 아이들의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아야 학교를 그만둬도 연락할 수 있는데, 15% 정도만 연락처를 준다. 아이들에게 20만원씩 주면 돈을 받기 위해서라도 교육청과 연락을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학교 밖 청소년' 200~500명에게 매월 20만원씩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교육청은 이 수당을 소득이나 자퇴 배경과 무관하게 주고, 바우처가 아니라 현금으로 청소년 통장에 넣어준다. 학원비나 도서구입비뿐 아니라, 식비, 영화비, 교통비로 써도 된다. 심지어 아이들이 엉뚱한 데 쓰지 않았는지 영수증으로 확인하는 절차도 생략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학업 의지'를 심사하겠다면서도, 구체적 기준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1년에 학교를 그만둔 1만1000명을 최대 사업 대상으로 예상한다. 이들에게 모두 매월 20만원씩 지급하면 연간 250억원이 든다. 하지만 여성가족부는 2016년 기준 전국 '학교 밖 청소년'이 35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실제론 교육청 계산보다 훨씬 더 많은 수당 지급 대상이 있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타 시·도 학교 밖 청소년들도 교육청이 운영하는 쉼터 '친구랑'에 등록하면 수당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교육청 '학교 밖 청소년 기본수당' 예산
박인현 대구교대 교수는 "학교에 부적응한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대안학교 등을 만드는 데 예산을 써야지, 아이들에게 현금을 주면 교육 효과를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고윤주 한국루돌프어린이사회성발달연구소장은 "학교를 떠난 아이들에게 현금이란 보상을 주는 것은 그 아이들뿐 아니라 학교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했다.

◇지자체가 국민연금까지 대납

이재명 경기지사는 내년부터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을 도입하겠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경기도민이 만 18세가 되면 도에서 국민연금 보험료 첫 한 달치 9만원을 대신 내주는 제도다. 지자체가 국민연금 보험료를 먼저 내주면 나중에 취업한 뒤 만 18세부터 취업할 때까지 못 낸 국민연금 보험료를 추후 납부할 경우 만 65세 이후에 국민연금(노령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만 18세부터 가입할 수 있고, 최저 보험료는 9만원인데 이를 지자체가 도민들 대신 부담하는 제도다. 매년 147억원씩 예산이 들어간다.

국민연금 추후납부 제도는 보험료를 내다가 실직·휴직·군 입대 등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납부가 힘들어진 국민을 대상으로 나중에 다시 소득이 생겼을 때 추후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지자체가 국가 제도를 악용하려고 하는 것은 무분별하게 현금을 나눠주는 복지 제도보다 더 나쁘다"고 했다.

이 밖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6년부터 만 19~29세 미취업 청년에게 매달 50만원씩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정부가 "현금 살포는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하며 소송까지 벌였지만, 결국 밀어붙였다. 성남시도 2016년부터 만 24세 청년들에게 분기별로 25만원씩, 연간 100만원어치 상품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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