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세습'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경영진 목까지 졸랐다

입력 2018.10.17 03:00 | 수정 2018.11.29 10:31

아들·며느리 등 친인척 108명 채용
정규직 전환 협상 과정서 폭력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열린 2017년 임단협 노사 본교섭장에서 노조 간부가 경영진을 폭행하는 모습.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무기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1285명 중 108명이 정규직 직원의 친인척으로 밝혀진 가운데 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가 경영진에게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폭력까지 가했던 사실이 16일 확인됐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가 지난해 12월 31일 노사협상에서 공사 측 위원의 멱살을 쥐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가 지난해 12월 31일 노사협상에서 공사 측 위원의 멱살을 쥐고 있다. /동영상 캡처
본지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열린 노사 협상에서 민노총 산하 공사노조 간부가 갑자기 공사 측 교섭위원에게 뛰어들었다. 이 노조 간부는 공사 측 위원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눕힌 뒤 목을 졸랐다. 주변에서 말렸지만 그는 폭력을 계속했다.

이후 정규직 전환 노사 합의가 체결됐고, 지난 3월 당초 서울시 발표와는 달리 안전 업무직 뿐 아니라 일반 업무직(식당, 매점, 이발사 직원 등)을 포함한 1285명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안전관리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었다. 야당은 노조가 압력을 가한 이후 안전관리 직원이 아닌 일반 업무직까지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무리한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능과 무책임, 민주노총이 개입된 권력형 채용 비리 게이트"라고 했다.

지난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가운데 108명이 서울교통공사 소속 직원의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 비교적 입사 절차가 간단한 무기계약직으로 들어간 뒤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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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가 지난해 12월 31일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 협상장에서 공사 측 교섭위원을 향해 달려들고 있다(왼쪽 사진). 이어 이 노조 간부는 교섭위원 멱살을 잡고 넘어뜨린 뒤 목을 졸랐다(오른쪽). 이 같은 일이 벌어진 지 석 달 뒤 서울시는 안전·일반 업무직 1285명 모두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동영상 캡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정규직 전환자의 친인척 재직 현황'에 따르면, 이들 108명 중 자녀가 3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형제·남매가 22명으로 뒤를 이었다. 3촌은 15명, 배우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직원의 부모(6명), 며느리(1명), 형수·제수·매부(6명)도 있었다. 직원의 5촌과 6촌도 각각 2명, 1명으로 조사됐다. 유 의원 측은 "신종 '정규직 고용 세습'"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16년 5월 구의역 사고 이후 자회사에 위탁했던 안전 업무를 모두 직영 체제로 전환하고 무기계약직을 채용했다. 당시 직원들 사이에선 '무기직으로 입사하면 곧 정규직으로 전환되니 친인척의 무기계약직 입사를 독려해야 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규직으로 전환된 108명 중 60%인 65명은 2016년 5월 이후 무기계약직으로 입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전체 직원 1만5000명 중 직원의 친인척 108명은 많은 편이 아니다"고 했다.

야당은 서울교통공사 채용 비리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노조가 합작한 권력형 비리"라며 감사원의 전면 감사를 촉구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교통공사는 민노총과 결탁하고 정책을 활용해 친인척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는 수법을 썼다"며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서울시는 불법 소지가 있고 심지어 폭력행위가 빈발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하고 방조했다"고 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을 즉각 중단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론 보도] "'고용세습'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경영진 목까지 졸랐다" 관련

본 신문은 지난 10월 17일 자 1면 등에 “‘고용세습’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경영진 목까지 졸랐다”라는 제목으로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공사 측 교섭위원의 멱살을 잡고 바닥에 눕힌 뒤 목을 졸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 노조에서는 “노사 간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는 정규직 전환이 쟁점이 아니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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