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소셜미디어 스타가 자신의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중국 국가(國歌)를 우스꽝스럽게 불렀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감옥에 가게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국가(國歌)를 우스꽝스럽게 불렀다는 이유로 구류 5일형을 선고받은 中 인터넷 스타 양카이리(楊凱莉·21)

15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 공안은 인터넷 방송 BJ(방송진행자) 양카이리(Yang Kaili, 楊凱莉·21)가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법’ 규정을 위반해 구류 5일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안은 "국가는 국가의 상징으로서 모든 국민과 기관은 국가를 존중해 국가 존엄을 수호해야 한다"며 "인터넷 방송은 치외법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씨는 2018년 10월 7일 중국의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후야(Huya)’에서 약 10초 동안 중국 국가를 불렀고, 이 과정에서 지휘자를 흉내내는 과장된 몸짓을 생방송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양씨의 행동은 방송 직후 인터넷상에서 극심한 비난을 받았다. ‘후야’는 2018년 10월 10일 양씨의 동영상을 삭제한 뒤 양씨의 계정을 차단했다.

양씨는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숏 동영상 앱 틱톡(중국명 더우인)에서만 팔로워가 약 4400만명에 달하는 유명 인터넷 스타다. ABC방송은 중국에서 인터넷 생방송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중국인민대학교의 2017년 보고서를 인용해 인터넷 BJ 등 소셜미디어 스타가 1995년 이후 태어난 중국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양씨의 구금은 중국 당국이 처음으로 국가법을 시행한 사례다. 중국 국가법은 지난해 9월 제27차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통과돼 같은해 10월부터 시행됐다.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행위에 대해 최대 3년 동안 수감될 수 있다. 국가법은 홍콩과 마카오에서도 시행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가법’이 시진핑 정부가 펼치는 애국심 고취 정책의 단면이라면서, 양씨의 사례는 중국 정부가 어떻게 국민들에게 민족주의를 강조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이번 사건이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운동이 펼쳐지는 가운데 극심해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탄압과 검열을 반영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