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동물 실험 폐지" '동물권' 주장 시민단체 시위

입력 2018.10.14 15:22

"우리는 모두 동물이다."
"동물원 반대, 육식주의 반대."

동물의 생명권인 ‘동물권’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동물해방물결이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종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2018 동물권 행진’을 열고 "동물은 고통을 느낀다는 점에서 인간과 동등하다"며 "동물원 폐지"를 주장했다.

이 단체는 "우리(인간)는 인종·성차별은 나쁘다고 합의했고 민족·계급·성 정체성·장애 유무 등에 근거한 차별은 철폐하려고 노력하지만 비(非)인간 동물은 아직 우리의 관심 밖"이라며 "동물을 시혜적으로 보호하기를 넘어, 지각력 있는 모든 동물이 고통받지 않을 권리를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낮 12시쯤 동물해방물결 측이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서 종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김소희 기자
이날 행사에는 150여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참여자 대다수가 10~20대로, 동물의 죽음을 의미하는 검은색 상의에 #동물해방물결 #느끼는모두에게자유를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참석자들은 "채식이 미래다", "종차별을 철폐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보신각·청계천·일민미술관 등지를 1시간여 행진했다. 행진에 참여한 이유진(18)양은 "책과 영상을 보며 동물권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채식주의를 실천하고 있다"며 "인터넷으로 채식주의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창구를 쉽게 알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채식이 어렵지 않다"고 했다.

‘지금 먹고 있는 동물 사체 조각이 맛있나요’, ‘비인간동물의 임신·출산·양육권리보장하라’ 등이 적힌 푯말도 눈에 띄었다. 푯말을 들고 행진하던 오유비(23)씨는 자신을 ‘비건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했다. 오씨는 "유럽에서 동물권 운동에 많이 참여했는데, 한국에선 그동안 관련 운동이 없어 아쉬웠었다"며 "동물권 운동이 강경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반려견과 함께 시위에 나온 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 운영자 박정희(60)씨는 "송파 강아지 학대 사건 보고 시위에 나섰다 반려동물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접하게 됐다"며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동물권 해방 움직임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4일 낮 12시쯤 동물해방물결 측이 행진 도중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 앞에 누워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김소희 기자
행사 도중 종로 젊음의 거리에선 동물 가면을 쓴 14명의 참가자가 "개고기가 아니라 나다", "소고기가 아니라 나다", "수족관은 감옥이다", "나는 우유생산을 위해 강제 임신하고 싶지 않다", "동물원은 감옥이다" 등 문구가 쓰인 푯말을 목에 걸고 거리에 눕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퍼포먼스를 지켜보던 네덜란드인 오노(Onno·47)씨는 "네덜란드에서도 이런 시위가 자주 있다"며 "나는 채식주의자가 아니지만 무자비한 육식 문화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동물권 선언의 날인 10월 15일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동물해방물결 측은 기자회견에서 △비인간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민법의 즉각 개정△인간 편의적인 비인간 동물의 집단 사육 및 도살 금지△동물원 폐지△동물 실험·해부 중단△종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교육 등을 요구했다.

이지연(27)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에서는 동물권 행진이 매년 열리고 신문 1면을 장식하기도 한다"며 "한국의 동물권 행진도 연례화해 종차별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이날 행진은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배려해 계단과 턱이 없는 경로를 통해 이뤄졌고, 기자회견과 연사·자유발언에는 수어 통역사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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