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웃기는' 대통령

조선일보
입력 2018.10.13 03:00

이한수 Books팀장
이한수 Books팀장
대통령에게 인사 청탁이 많이 들어오는 모양입니다. 오해 마세요. 미국 얘기입니다. 백악관 리셉션에 참석한 나이 지긋한 여성이 링컨 대통령에게 말했습니다. "제 아들을 대령으로 승진시켜 주셔야 합니다."

여성은 그 이유를 강하게 얘기합니다. "제 할아버지는 렉싱턴에서 싸웠습니다. 아버지는 뉴올리언스 전투에 참전했습니다. 제 남편은 몬테레이에서 전사했고요."

링컨은 대답합니다. "부인의 가족은 나라를 위해 충분히 할 만큼 했습니다. 이제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줄 때입니다."

1996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과 경쟁했던 밥 돌 전 상원 의원은 저서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아테네)에서 가장 '웃기는' 대통령으로 링컨을 꼽았습니다. 레이건(2위), 프랭클린 루스벨트(3위), 케네디(6위), 우드로 윌슨(10위) 등을 상위권에 올렸네요.

이들은 정치적 공격도 웃음으로 포장하는 '고수'들이더군요. 레이건은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재임 중 공적을 알리기 위해 시사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래요? 59분이 남을 텐데요." 비난도 유머로 받아칩니다. 케네디는 전직 대통령 트루먼이 자신에게 'SOB(Son of Bitch·개자식)'라고 욕설을 퍼붓자 말했습니다. "트루먼이 저를 SOB라고 부른 것에 대해 사과할 걸로 봅니다. 그리고 저는 제가 SOB인 것에 대해 사과할 계획입니다."

이 책은 2007년 우리말 번역 초판이 나왔는데 이번 주 새 장정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삭막한 우리 정치판에 '유머'가 필요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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