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통령이 법치 무시 "…'강정마을 사면 발언'에 국감 한때 파행

입력 2018.10.12 20:19

박상기(왼쪽)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의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은 김오수 법무부 차관./뉴시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위 관련자 사면·복권 적극 검토’ 발언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야당이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박상기 법무장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오전 한때 국감이 중단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문 대통령이 전날 제주 강정마을 주민과 간담회에서 "제주기지 건설에 대한 절차적·민주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었다"며 제주 해군기지 반대 불법 시위로 사법 처리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확정판결 이후 사면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여야 충돌의 단초가 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박상기 법무 장관이 업무보고를 마친 뒤 본 질의에 들어가기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어처구니없는 말을 했다. 강정마을에 가서 또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고 왔다"고 했다.

이어 "강정마을 사건은 재판도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사면복권 논한다는 거 자체는 재판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사법부를 기만하고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본 질의를 시작하기 전에 문 대통령과 법무 장관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됐길래 사면 얘기가 나왔는지, 박 장관이 이 부분에 대해 말씀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년간 법무행정을 제대로 했는지, 국민의 인권이 보호됐는지를 얘기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그는 장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에 끼어들자 "장 의원은 남 얘기 끼어드는 면허증이라도 있는 모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법무부 국감은 시작한 지 30여분 만인 오전 10시 43분쯤 정회됐다가, 점심시간을 앞둔 오전 11시 52분쯤 재개됐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박 장관에게 "간사들 협의에 따라 장관에게 의견을 묻겠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체적 의견만이라도 개진해 달라"고 했다.

이에 박 장관은 "당장 현안으로 돼 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말씀드리면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양해해주신다면 답변을 준비해서 주 질의 시간에 구체적으로 말하겠다"고 했다.

이후 여야 간사 협의 후 오후 2시 30분쯤 속개된 자리에서 박 장관이 입장을 밝히면서 국감이 정상화됐다. 그러나 본 질의 때도 강정마을 사면 복권 논란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공세는 이어졌다.

박 장관은 "대통령이 강정마을을 방문한 기회에 강정마을 주민과의 만남을 갖고 그동안 강정마을 해군 복합기지 건설 갈등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법무부에서는 향후 이 문제가 구체적으로 떠오를 때 법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당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박 장관의 답변에 유감을 표한 후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법치를 표방한다면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사면복권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깡그리 무시하는 말씀을 했다"고 했다.

이은재 의원은 "강정마을 불법시위 관련자 재판이 지금 진행 중인데 관련자를 사면 복권하겠다는 대통령 발언이 적절한 거냐"면서 "불법시위자 중 강정마을 주민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반미 시위를 주도하는 전문 시위꾼"이라고 했다.

법사위의 국감은 사흘 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대법원(10일)과 헌법재판소(11일) 국감에서도 김명수 대법원장 출석 요구,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 책임 문제 등으로 감사가 중단됐다.

전날 헌법재판소 국감 때는 문 대통령의 수석보좌관 회의 때 발언이 논란이 됐다.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3인 공백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 책무 소홀이 다른 헌법기관의 공백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국민의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을 조속히 해소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임명 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고 심히 유감"이라고 반발했고, 여당 측은 "국회가 표결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지, 여기 와서 책임을 따진다면 표결하지 않는 야당 책임"이라고 맞서면서 국감이 1시간가량 정회됐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