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스토리] 탄자니아 호텔서 납치된 43세 억만장자 무함마드 듀지

입력 2018.10.12 18:10

‘아프리카 최연소 억만장자’에 이름을 올린 무함마드 듀지(43)가 무장 괴한에게 납치됐다.
11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 살람의 한 호텔에 머물던 듀지는 아침 운동을 마치고 호텔 헬스장을 나서다 오전 6시30분쯤 총을 든 남성들에게 붙잡혔다. 라자로 맘보사소 다르에스살람 경찰국장은 "괴한들이 듀지를 차에 태우고 출발하기 전 공중에 총을 쐈다"고 밝혔다. 납치범은 차량 두 대에 탑승해 있던 백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듀지의 행방을 찾고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 중이다. 납치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이들이 몸값 요구를 목적으로 듀지에게 접근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탄자니아 출신 사업가 무함마드 듀지. /듀지 인스타그램
탄자니아 출신인 듀지는 아프리카에서 17번째로 부유한 사람이자 최연소 억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18년 2월 기준 그의 재산은 15억4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로 추정된다. 듀지는 탄자니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민간기업 MeTL그룹의 수장이기도 하다.

◇ 그룹 물려받은 ‘금수저’...美 유학 떠나 고교 시절엔 전교 회장까지

듀지는 1975년 5월 8일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 싱기다주에서 태어났다. 아루샤 초등학교를 거쳐 탕가니카 국제학교 등 탄자니아에서 초기 학창시절을 보냈다. 특히 탕가니아 국제학교 시절 만난 첫사랑 사이라는 훗날 듀지의 아내가 됐다. 2001년 결혼식을 올린 그는 현재 자녀 3명을 두고 있다.

듀지는 기업가가 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혹독한 교육을 받았다. 아버지 굴라마바스 듀지는 그가 물려받은 회사 MeTL 그룹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듀지는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나를 아주 어릴 때부터 훈련시켰는데, 12살 때는 중국으로 데려갔다"며 "매년 크리스마스나 여름 방학마다 다른 친구들이 밖에 나가서 다른 일을 할 때 나는 아버지와 함께 사무실에 있었다"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1992년, 17세가 되던 해에는 미국 유학길에 올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트리니티 예비학교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마지막 해를 보낸 새들브룩 고등학교에서 듀지는 전교 회장을 맡아 자신의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는 또 학교에서 ‘가장 성취도가 높은 학생’으로 뽑히기도 했다. 당시 여학생 부문에서 선정된 사람은 2001년 테니스 세계랭킹 1위였던 제니퍼 캐프리아티였다. 가족들은 타지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듀지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1994년 당시 19세 무함마드 듀지의 모습. /듀지 인스타그램
이후 듀지는 워싱턴DC에 있는 조지타운 대학교에 입학했다. 조지타운대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글로리아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등 국가 지도자 뿐 아니라 NBA 스타 앨런 아이버슨과 패트릭 유잉 등을 배출한 명문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듀지는 국제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신학을 부전공했다.

조지타운대에서의 대학 생활은 고국인 탄자니아를 위한 자신의 역할에 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기였다. 그는 당시 미국 유학 생활에 적응하면서 서구인의 생활 방식과 토착 아프리카인으로 사는 삶의 방식을 조화시키려 고군분투했다. 듀지는 그런 자신의 삶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몇 가지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동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1998년 졸업 후, 듀지는 탄자니아로 돌아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 20년만에 매출 50배로 만든 ‘경영자’

듀지는 탄자니아 대표 ‘금수저’다. MeTL 그룹 창업자 굴라마바스 듀지의 여섯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게 됐다. 1999년 조지타운대를 졸업하자마자 MeTL의 경영을 맡기 시작했고, 2년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리에 올랐다. 듀지가 투입된 1999년 당시 매출 3000만달러(약 340억원)를 기록하던 회사는 최근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년도 안 돼 매출을 50배로 늘린 셈이다.


1970년대 소규모 무역 회사로 시작한 MeTL은 탄자니아에서 가장 큰 민간 기업으로 성장했다. 여기에는 듀지의 경영 능력도 한몫했다. 현재 무역·제조·농업·금융·모바일 전화·보험·부동산·운송 및 물류·식품 및 음료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있으며, 탄자니아를 비롯해 우간다·에티오피아·케냐 등 아프리카 1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2016년 한 보고서에 따르면 MeTL은 탄자니아 국내총생산(GDP) 중 3.5% 정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대 들어서는 아프리카의 대표 부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탄자니아인 최초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고, 2015년에는 포브스 선정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포브스 ‘아프리카 억만장자 리스트’에서도 재산 15억달러(약1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17위에 올라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13년 7월 표지. 무함마드 듀지는 탄자니아인 최초로 포브스 표지를 장식했다. /포브스
듀지는 사회 환원 활동에 힘쓰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현해 온 인물로도 유명하다. 2016년에는 ‘더 기빙 플레지’에 동참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는 항상 내가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무슬림으로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돌보는 박애주의를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 2014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모 듀지 재단’을 설립해 교육·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탄자니아 국민을 후원해왔다.

◇ 탄자니아 인기 축구팀 ‘구단주’이자 10년의 ‘정치인’ 이력도

듀지의 이력은 ‘사업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2005년부터 2015년 초까지 탄자니아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학을 갓 졸업한 듀지는 2000년 여당인 탄자니아혁명당(CCM) 소속으로 자신의 고향 싱기다주에 출마했지만, 25세의 너무 어린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그는 5년 후 재도전했고, 2005년 12월 29일 총선에서 90%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두 번 연임해 10년 동안 정치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2015년 초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정치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듀지는 탄자니아 프리미어리그에서 인기있는 팀 중 하나인 심바SC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그는 2016년 지분 51%를 확보하며 1000만달러(약 113억원)에 심바SC를 인수했다. 그는 인수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바SC를 아프리카에서 가장 성공적인 축구 클럽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936년 설립된 심바SC는 1000만명 이상의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 무함마드 듀지가 2018년 8월 9일 탄자니아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심바SC 팬들과 찍은 사진. /듀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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