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스라엘 불매운동 한 죄”…공연 취소시킨 외국 여성에 벌금 1300만원

입력 2018.10.12 17:56

이스라엘 법원이 뉴질랜드 팝스타 로드(Lorde)의 이스라엘 공연을 보이콧하자는 캠페인을 벌인 뉴질랜드 여성 활동가 2명에게 벌금 1만8000뉴질랜드달러(약 1300만원)를 선고했다. 이들의 불매운동으로 공연이 취소돼 이를 기다리던 이스라엘 10대 세명의 ‘예술적 복리후생’이 침해당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벌금을 선고받은 이들이 뉴질랜드 국적 외국인이어서 법적 구속력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10대 세명은 뉴질랜드의 활동가 저스틴 삭스와 나디아 아부샤나브가 촉발한 ‘이스라엘 공연 보이콧’으로 지난 6월 개최할 예정이던 콘서트가 취소됐다며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청구인은 "예정된 콘서트가 안 열려 ‘예술적 복리후생’이 침해됐으며 이스라엘인이자 유대인으로서의 명성이 손상됐다"고 주장했고, 이스라엘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뉴질랜드 팝스타 로드는 ‘이스라엘 보이콧’ 캠페인이 일자 2018년 6월 이스라엘 행정수도 텔아비브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콘서트를 취소했다. /가디언
이번 소송 사건은 이스라엘 법원이 2011년에 자국에 반하는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허용한 이른바 ‘반(反)불매운동법’이 적용된 최초의 사례라고 현지 언론 예루살렘 포스트는 보도했다.

뉴질랜드 출신 싱어송라이터 로드는 자작곡 ‘로열스(Royals)’로 열일곱 나이에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9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그래미상까지 받은 로드는 올 6월 이스라엘 행정수도 텔아비브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다.

본인을 뉴질랜드에 사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이라고 밝힌 삭스와 아부샤나브는 올 1월 로드에게 "이스라엘은 인권 탄압으로 얼룩져있다"며 "부당함에 맞선 문화적 보이콧의 일환으로 공연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공개 항의서를 보냈다. 이 서한을 필두로 당시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스라엘 공연 보이콧 캠페인이 크게 일었다.

2018년 1월 뉴질랜드 활동가 두 여성이 로드의 이스라엘 공연을 보이콧하며 신문에 낸 광고. /뉴스허브
이스라엘 공연과 관련해 수많은 항의 서한을 받아든 로드는 본인의 트위터에 "여러 사람과 논의를 한 결과, 지금 시점에서는 공연을 취소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처음부터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해 이 결과가 썩 자랑스럽진 않다"고 썼다.

소송인은 로드가 올린 글 내용을 미뤄볼 때 콘서트가 취소된 주원인이 두 여성의 공개 서한에 있다고 보고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한 로드가 아닌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스라엘 10대 세명을 대리해 소송을 제기한 이스라엘 비영리 법률센터 니차나 다샨 라이츠너 소장은 "이번 판결은 이스라엘 반대해 불매운동을 제기하는 사람은 외국에 있더라도 불매운동으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불하는 등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소송의 근거인 ‘예술적 복리후생 침해’라는 표현은 법률센터가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구인들이 실제로 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외국인의 경우 손해배상 청구 집행은 현지법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외교부 대변인은 "뉴질랜드에서 외국 판결이 집행 가능한지 여부는 뉴질랜드 법에 달려있으며 이는 결국 뉴질랜드 법원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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