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조치는 한국의 독자 제재인데… 트럼프 "승인" 표현, 명백한 외교결례

입력 2018.10.12 03:16

트럼프, 막말·외교 결례 반복
FTA 거론하며 "한국이 약탈", 정상회담땐 "통역할 필요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관련해 "한국은 미국의 승인(approval) 없이 그것(제재 해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들이 재차 묻자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 아무것(nothing)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말은 주권 침해 소지가 있으며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승인'하지 않으면 한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국가라고 해석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동맹 관계나 정상적인 외교 관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과 외교적 결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전화 통화에서도 무례를 저질렀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최근 출간한 책 '공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180일 안에 한·미 FTA를 무효화하는 편지를 보내고 싶다"며 "당신들이 우리를 약탈하고 있다"고 했다. 동맹국 정상에 '약탈'이라는 표현을 쓴 건 도를 넘는 외교 결례다. 미국 안보팀 고위 관료들조차 문 대통령이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나올까 봐 걱정했을 정도였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이 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과 주한 미군과 한·미 FTA 문제를 언급하면서 수시로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묘사돼 있다.

트럼프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놓고도 동맹을 고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아이오와주(州)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한국에 배치된 사드 비용을 누가 내느냐고 물으니 군 장성들이 '10억달러를 미국이 낸다'고 했다"며 "나는 '와우!'라고 소리를 질렀다. '무슨 소리냐. 우리나라로 (사드를) 돌려놓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균열을 일으킬 수도 있는 발언을 미국 대통령이 대중 유세에서 자랑하듯 말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도 "문 대통령의 말은 전에 들은 말일 테니 통역할 필요가 없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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