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권 조정 반대하는 與의원 '공략' 회의했다

조선일보
  • 이슬비 기자
    입력 2018.10.12 03:00 | 수정 2018.10.12 11:58

    지역구 의원인 금태섭 설득하려 강서경찰서 서장이 직접 주재
    경찰 입장 전달하잔 의도였지만 일부는 '압박하라' 는 지시로 느껴

    금태섭 의원

    서울 강서경찰서가 최근 서장 주재로 내부 회의를 갖고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경찰에 불리한 의견을 개진해온 더불어민주당 금태섭(서울 강서갑·사진) 의원을 설득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검찰 출신인 금 의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이다. 금 의원은 정부가 내놓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반대했다. 금 의원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는 제한적으로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권과 직접 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날 강서경찰서장은 회의에 참석한 과장들 앞에서 금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에 경찰 주장이 잘 반영되도록 직원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지역구에서 목소리를 내는 사람, 경찰 협력단체 등을 만나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경찰 입장을 전달하는 등의 방법도 논의됐다고 한다. 강서경찰서의 한 간부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금 의원 지역구에서 경찰 중심으로 여론이 형성되면 금 의원도 사개특위에서 위원들끼리 논의할 때 결정적으로 반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심리적인 부담감을 주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회의에 참석한 일부 과장은 서장의 말을 '금 의원의 입장을 바꿀 수 있게 뭔가 압박할 거리를 찾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실제 직원들에게 이 같은 지시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여당에서 정부안에 반대하는 분이 금태섭 의원 딱 한 사람인데 하필 지역구가 여기니 경찰서장 입장에서는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일선 경찰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회의원에 대한 부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직원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중요한 문제이지만 경찰 본업과는 무관한 일 아니냐" "경찰 협력단체까지 만나서 경찰 편을 들어달라고 하는 것은 여론전을 하자는 것"이라며 반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간부는 "검찰도 국회의원들을 만나 검찰 입장을 전하지 않겠느냐" 며 "경찰 입장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금 의원은 "최근에 강서경찰서장을 만나기는 했는데 정례적인 자리였고, 서장이 수사지휘권과 관련해 경찰의 입장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대화 수준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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