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야구 투수, 휠체어 테니스로 꿈 이루다

조선일보
  • 성진혁 기자
    입력 2018.10.12 03:00

    김명제, 첫 출전한 장애인AG서 김규성과 함께 복식 은메달 합작
    2005년 계약금 6억에 두산 입단… 음주 교통사고 후 새 인생 찾아

    지난 2008년 프로야구 두산 유니폼을 입고 역투하는 김명제.
    지난 2008년 프로야구 두산 유니폼을 입고 역투하는 김명제.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투수였던 김명제에게 잠실구장은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음주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후엔 한 번도 찾지 못했다. 팬들에게 죄송스러웠기 때문이었다. 휠체어 테니스 선수로 새 출발 한 다음엔 패럴림픽 메달을 걸고 두산 경기 시구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김명제(31·한국OSG)는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그는 11일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 테니스 복식(쿼드 부문·사지 중 3곳 이상 장애)에서 김규성(55·한샘 직장운동부)과 호흡을 맞춰 은메달을 땄다. 결승 상대였던 일본의 모로이시 미쓰테루-스게노 고지 조에 0대2(4―6, 3―6)로 졌다. ITF(국제테니스연맹) 쿼드 복식 세계 랭킹 18위인 김명제와 16위 김규성은 스게노(8위)―모로이시(12위)와 초반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김명제는 처음 출전한 국제종합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프로야구 두산 투수 출신인 김명제가 11일 열린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남자 휠체어 테니스 복식(쿼드부문)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공을 받아 넘기는 모습. 은메달을 목에 건 김명제의 다음 목표는 패럴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다.
    프로야구 두산 투수 출신인 김명제가 11일 열린 인도네시아 장애인 아시안게임 남자 휠체어 테니스 복식(쿼드부문)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공을 받아 넘기는 모습. 은메달을 목에 건 김명제의 다음 목표는 패럴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다. /연합뉴스

    그는 프로야구 유망주였다. 휘문고 시절인 2004년 유신고 투수 최정(현 SK) 등과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 출전해 동메달을 땄다. 김명제는 2005년 두산의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6억원을 받고 입단했다. 1군 통산 137경기에서 22승29패(평균자책점 4.81)를 기록했다.

    2009년 12월 28일 밤에 일어난 사고가 김명제의 삶을 바꿨다. 친구들과의 술자리 후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다 자신의 승용차에서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대리기사의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와 있었다고 한다. 김명제는 술이 어느 정도 깼다고 착각하고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가 고가차도에서 차가 뒤집히며 떨어지는 사고를 냈다. 경추 골절상을 입어 12시간 넘는 대수술을 했다. 목숨은 건졌으나 팔과 다리에 마비가 왔다. 8개월을 누워 지내던 김명제는 용인의 한 요양소에 들어가 1년쯤 재활에 매달린 끝에 보행 기능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다리를 절긴 해도 일상생활 할 때는 휠체어 없이 걸을 수 있다. 믿기 어려울 정도의 회복이다. 2014년 휠체어 테니스를 시작한 김명제는 야구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는 "제가 잘못한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고 있다는 걸 보이고 나서 두산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잠실 구장에서 시구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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