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공이든 때린다… 난, 타격 천재 강백호니까

입력 2018.10.12 03:00

신인 최다 30홈런에 1개 남겨 올해 신인왕 유력한 KT 강백호

"홈런 3개 이상 칠 수 있을까요?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가 중요해요. 5연승으로 마무리해야죠."

지난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강백호(19·KT)를 만나자마자, 1996년 박재홍이 현대서 세운 신인 최다 홈런(30개) 얘기를 꺼냈다. 당시 그보다 3개 뒤진 27홈런을 기록 중이었던 그는 개인 기록엔 관심 없는 듯 팀 성적부터 얘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프로 무대에서 내가 어느 정도 통할지 알아보고 내년에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생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이미 고졸 신인 첫 3연타석 홈런 등 각종 신인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팀에 없어선 안 될 주축 선수가 됐다. 현재로선 유력한 신인왕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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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T의 신인 타자 강백호는 “시즌 초중반만 해도 신인왕에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시즌 막바지가 되니까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생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인데, 받으면 뿌듯할 것 같다”고 했다. 강백호가 지난 8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방망이를 든 모습. /오종찬 기자
인터뷰 당시 KT는 5경기를 남겨둔 꼴찌였다. 강백호는 이후 3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뜨리며 박재홍에 한 개 차로 다가섰다. 2승1패를 거둔 KT는 9위가 됐다. KT는 2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타고난 타격 타이밍, 몸통 회전도 좋아

프로 1년 차에 선배를 뺨치는 실력을 뽐낸 강백호의 비결은 뭘까. 그의 최대 강점은 뛰어난 집중력이다. 그는 "처음 상대한 투수도 첫 공을 보면 어떻게 공략할지 감이 온다"며 "투구 폼에 집중하면서 던지는 타이밍을 보는데, 일단 머리에 한번 들어오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KT 이숭용 코치는 "타격 타이밍이 좋은 데다 하체가 단단히 고정된 채 몸통 회전이 좋다 보니 큰 타구가 나온다"고 했다.

타고난 체력도 한몫했다. '몸'이 덜 만들어진 신인들은 프로 첫해 많은 경기를 뛰기 힘들다. 하지만 강백호는 6게임만 빼고 전 경기에 출전했다. 체력이 받쳐주니 부상도 없다.

올 시즌 4월(타율 0.229)과 7월(0.241), 두 차례 슬럼프가 왔지만 잘 극복했다. 그는 "3월에 잘 쳤던 게 4월에 부담이 됐고, 몇 번 안 맞으니 불안해졌다"고 했다. 그렇다고 죽도록 연습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자신이 3월에 홈런·결승타를 쳤던 영상, 각 팀 주요 선수들의 타격 영상을 휴대전화기로 수시로 돌려 보면서 기분이 좋아져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틀에 갇히기 싫어…롤모델도 없어

어린 선수라면 저마다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이 있을 법한데 그는 없다고 했다.

"기존 틀 안에 갇혀 있고 싶지 않아요. 여러 선수들 영상을 보면서 각자의 장점을 파악해 공부하는 게 재밌거든요."

그에겐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홈런도 없다. 그는 "순간 집중력은 좋은데 지나가면 잘 잊는다"며 "어떻게 쳤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해외 진출 생각도 아직 없다. "멀리 보지 않거든요. 주어진 상황에만 집중해요."

강백호는 프로 첫 시즌을 통해 타석에서 막 덤비지 않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고교 시절엔 타격이 잘 안 되면 다음 타석에도 영향을 받았다. "그날 기분이 경기하는 데 중요하단 걸 깨달았어요. 화를 참으며 다음 타석에 서는 것보단 한번 털고 가는 게 낫죠."

30~40대 팬들에겐 일본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가 익숙하다. 이 얘기를 꺼내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강백호는 어릴 때부터 '만화 보고 이름 지었느냐'며 장난치듯 묻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빴다고 한다. 수만 번 듣다 보니 지금은 웃어넘긴다. 아버지가 '팔삭둥이' 아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며, 고대 신화 속 '백호(白虎)'로 이름을 지었다. "이젠 공인(公人)이고 그게 화젯거리가 되니 미워할 수만은 없죠. 만화 속 주인공도 승부욕이 대단해서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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