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앨범 갖고 싶어? 그럼 공연 보러와, 라이브 연주 녹음해서 줄게

조선일보
  • 윤수정 기자
    입력 2018.10.12 03:00

    괴짜 밴드 '방백' 2년 만에 공연
    무대 위 라이브 즉시 녹음해 관객 300여명에게 이메일 전달

    음반 가게에서 살 수 없고 음원 사이트에서 다운로드할 수도 없다. 통상적인 음원 제작이나 유통 방식과 완전히 다른 라이브 앨범이 나온다.

    밴드 '방백'은 13~14일 2년 만에 여는 단독 공연 '10월 중의 10월' 공연에서 무대 위 라이브 연주를 즉시 녹음한다. 녹음 시간은 2시간. 중간에 다시 끊거나 재녹음하지 않는다. 앨범 소장자도 미리 정해져 있다. 공연 관객 300여 명만 일주일 뒤 이메일로 받는다. 이 '한정판 라이브 음원'을 갖고 싶다면 공연 티켓을 사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방백은 그룹 '유앤 미 블루' 기타리스트 출신이자 영화 '신과 함께' 등의 영화음악 감독으로 유명한 방준석(48)과 '어어부 프로젝트' 멤버이자 배우·미술가로 활약 중인 백현진(46)이 뭉친 밴드. 두 '괴짜'의 만남에 2015년 데뷔 초부터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규 앨범은 이제껏 한 장뿐으로 지독한 과작(寡作)이다.

    서울 CJ아지트광흥창에서 13~14일 단독 공연을 여는 밴드 방백의 백현진(왼쪽)과 방준석. 관객 300명에게만 한정판 라이브 음원을 녹음해 전달한다.
    서울 CJ아지트광흥창에서 13~14일 단독 공연을 여는 밴드 방백의 백현진(왼쪽)과 방준석. 관객 300명에게만 한정판 라이브 음원을 녹음해 전달한다. /조인원 기자

    이번 라이브 앨범은 3년 공백을 깬 '한정판 미니 앨범'이다. 공연이 열릴 서울 광흥창역 부근 공연장 CJ아지트광흥창에서 9일 만난 두 사람은 "즉흥 연주 3~4곡, 새로 쓴 2곡을 녹음하는데 내년쯤 나올 정규 2집에도 실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중 '너, 모과, 나, 그때'는 찐득한 불안 속에서도 모과와 연인만으로 버텨가던 한때를 노래하고, '달'은 보름달이 뜬 야릇한 깊은 밤의 산책길 정서를 담았다. 라이브로 거의 연주하지 않던 영화 '변산'의 주제가 등 총 15곡을 선보인다. 방백은 "그날 날씨와 연주자 기분에 따라 연주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공연 종료 전까진 이 앨범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셈이다.

    "최고 연주자들이 '팀 방백'의 새 멤버처럼 합류한 결과"라고 했다. 독일 유수 재즈 레이블 ECM에 한국인 최초로 앨범을 취입한 재즈 밴드 NEQ의 리더 손성제(색소폰), 자이언티와 협업하는 작곡자 윤석철(건반), 서영도(베이스), 신석철(드럼), 림지훈(건반), 임가진(바이올린)이 그 새로운 축이다. "기왕 라이브에 능한 사람들이 모였으니 길이 제한 없는 음원으로 제대로 연주를 기록하고 싶었어요. 음원 사이트에 뿌리는 대신 귀하게 나누고 싶었고요. 티켓 파는 미끼 전략도 되고, 하하!" 방준석은 "방백은 이제 두 사람만의 밴드가 아니다. 70세까지 함께하고픈 드림팀"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방백에 맞춘 새 옷을 이번에 처음 제대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백현진은 "앞으로 당분간 국악기는 쓰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적이다' '새롭다'며 해외에서 좋아할 게 뻔하지만 국악기 없이도 그런 말을 듣고 싶거든요."

    (02)3272-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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