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기빠진 군 병원…"의료기기 직원이 수술하고 미용 성형도 횡행"

입력 2018.10.11 22:00 | 수정 2018.10.11 22:18

군 병원에서도 의료기기 업체 직원이 수술에 참여하고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1일 "군 병원 군의관들이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에게 10여차례에 걸쳐 수술 등 의료행위에 참여토록 한 사실을 적발했다"며 ‘군 보건의료체계 운영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 조사 결과, 의료기기 업체 직원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 군 병원에서 무릎 손상 환자 11명을 상대로 12차례 진행된 전·후방 십자인대 수술에 참여했다.

정형외과 군의관 6명은 A씨에게 수술 재료를 주문하고, A씨가 직접 수술실에 들어와 환자의 무릎 부위에 구멍을 뚫거나 힘줄을 삽입하도록 했다. 감사원은 수술실 폐쇄회로(CC)TV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군의관들은 "의료 인력이 부족해 납품업체 직원이 의료행위를 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감사원은 "다른 군의관의 도움을 받는 방법 등도 고려할 수 있었고, 다른 군 병원은 군의관만 십자인대 수술을 하고 있어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군의관 6명과 A씨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전역한 군의관 1명을 제외한 5명에게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내릴 것을 국군의무사령관에게 요청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의무사령부가 2015년 8월 의료기기 납품업체 직원의 수술실 의료행위를 확인하고 이를 금지하도록 지시만 했지,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거나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로 군 병원의 신뢰가 떨어지고 국군 장병의 보건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군 병원 3곳에서 이뤄진 코 보형물 삽입 성형수술 171건 중 80건(46.8%)이 미용 목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의 요청이나 군의관의 권유로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 이뤄진 것이다. 규정상 코 보형물은 복무 중 외상이 발생했거나 연골의 결손이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고양병원에서는 군의관이 코 높이 성형을 요청한 축농증 입원 환자에게 축농증 수술 2주 후 코 높이 성형수술을 해줬다. 일부 군의관들은 전역 후 병·의원 개업을 염두에 두고 임상경험을 목적으로 환자에게 수술을 권유하기도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코 보형물 등 특수 수술 재료를 타당성 검토 없이 치료 목적 외로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효과적인 통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국군의무사령관에게 통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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