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힘들어요”…산토리니섬, 관광객 100㎏ 넘으면 못 타

입력 2018.10.11 15:17 | 수정 2018.10.11 15:37

그리스 유명 관광지 산토리니 섬에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지역 명물’ 당나귀의 등이 한결 가벼워지게 된다. 동물권 보호 차원에서 체중 100㎏이 넘는 관광객은 당나귀를 탈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앞으로 100㎏를 초과하거나 당나귀 체중의 20%를 넘는 사람을 당나귀에 태우지 못하게 금지한다고 11일(현지 시각) CNN 등이 보도했다. 그리스 농촌진흥식품부는 "당나귀의 크기·무게·나이·신체적 조건 등을 고려해 싣는 짐이 적정 무게를 초과해선 안 된다"는 지침을 내놨다.

그리스 정부는 앞으로 100㎏를 초과하거나 당나귀 체중의 20%를 넘는 사람을 당나귀에 태우지 못하게 금지한다. /그릭리포터
이러한 조치는 당나귀가 관광객을 무리하게 태우다 척추를 다치는 등 동물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비판을 당국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올 7월에는 당나귀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하는 내용이 골자인 동물권 옹호 단체의 청원에 10만명 이상이 서명하기도 했다.

과거 오토바이 등이 나오기 전 좁은 언덕이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토리니 섬에서는 당나귀가 주요 운송 수단이었다. 이 전통이 관광 상품으로 굳어져 당나귀는 산토리니의 명물이 됐지만, 하루 네댓 번 관광객을 태우고 가파른 계단 오백 개 이상을 오르내리는 당나귀는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산토리니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영업에 투입된 당나귀 대부분이 척추를 다치거나 살갗이 벗겨져 피부 질환을 앓고 있다.

그리스 농촌진흥식품부가 발표한 규정에는 적재 무게 제한 외에 당나귀의 복지를 보장하도록 강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당나귀 주인은 하루 한번 이상 깨끗한 그릇에 충분한 식사와 신선한 물을 제공해야 하며, 새끼를 밴 상태이거나 굽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당나귀에겐 일을 시켜서는 안 된다. 당나귀가 일을 하는 경우 하루 최소 30분 동안 운동을 시켜야 한다.

그러나 동물권 옹호 단체 PETA 영국지부 책임자 미미 베케치는 "이런 조치만으로는 당나귀가 매일 겪는 고통을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당나귀는 여전히 하루에도 여러 번 무거운 관광객을 나르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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