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묻고 싶었나' SUN 국감, 존중도 기본 지식도 없었다

  • OSEN
    입력 2018.10.11 06:29


    과연 무엇을 위한 국정감사였을까.

    선동렬 야구 대표팀 감독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왔다. 현직 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만큼,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선동렬 감독이 증인석에 선 이유는 명확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꾸릴 당시 병역 미필 선수 배려 및 청탁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려는 자리였다.

    선동렬 감독을 증인으로 소환한 국회의원은 나름의 방식대로 준비한 질문을 했다. 자료도 준비하고, 정보도 수집했다.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 질문'을 모으기도 했다.

    결과는 '헛 방'이었다. 자료는 엉성했고, 대부분의 질문은 초점을 잃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A선수와 B선수로 이름이 가려진 기록을 선동렬 감독에게 제시했다. 둘 중 "누구를 뽑겠냐"는 질문이다. A선수의 타율은 2할7푼2리, B선수는 3할7푼이었다. 선동렬 감독은 "B선수가 기록이 좋지만…"이라고 운을 떼며 대답을 이어가려 하자 김수민 의원은 "A가 오지환, B는 김선빈"이라고 답했다.

    선동렬 감독은 이후 대답에서 "B선수가 기록이 좋지만 컨디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대답이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컨디션 리듬이 있는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김수민 의원이 제시한 기록은 2017년 성적이다. 아시안게임이 작년에 열렸다면 김선빈이 뽑혔을 것이다.

    국감 이전부터 많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야구판에 관심을 보여웠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속 시원한 질문은 없었다.

    행정가가 아닌 국가대표 감독인 선동렬 감독에게 "대표 선발권을 보유했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권한을 넘긴 뒤 선동렬 감독이 선임됐다"며 "그 전까지 전임감독이 없었는데 누가 그걸 결정했느냐"고 물었다.

    선동렬 감독은 선임된 당사자다. 뽑은 사람은 아니다. 전임감독제 역시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당시 대표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그 결과 각종 국제대회에서 코치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동렬 감독이 적임자로 판단돼 선임됐다.

    많은 국민이 궁금해 했던 부분은 "오지환 선발에 있어서 외압이 있었냐"다. 혹은 병역 혜택을 위해 오지환을 뽑았는지다.

    선동렬 감독은 오지환 기용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했다. 주전 유격수 김하성을 3루수로 돌리고, 유격수 자리에 오지환을 채우겠다는 뜻이다. 일부 야구팬은 '유격수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며 주전 유격수를 3루수로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 기용 및 구상은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유 권한이다. 일찍부터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선동렬 감독이 그린 그림이다. 선동렬 감독에게 들을 수 있는 답 역시 대표팀 구상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손혜원 의원은 대표팀의 금메달에 대해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장염 등 낯선 환경에서 고생했던 모든 대표팀 선수의 노고를 일순간에 '어렵지 않은 일'로 폄하했다. 공항에서 박수 받지 못하며 고개를 숙여야만 했던 대표팀 선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든 한 마디다.

    아울러 선동렬 감독이 "프로야구 5경기를 모두 보기 위해서는 TV 시청이 효율적"이라고 이야기하자 손 의원은 "너무 편한 감독이다. 일본 감독은 한 달에 10회 이상 무조건 현장에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의견과 실제로 보는 선수의 컨디션 역시 대표팀 선발에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TV로 봤다고 해서 '편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공 궤적이나 타격폼 등을 자세히 보기 위해서는 TV로 보는 것이 확실히 효율적이다. 야구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적어도 '편하다'는 이야기는 해서는 안됐다. 야구팬들을 위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야구에 대한 존중과 이해는 없었다.

    손혜원 의원은 자신의 SNS에 "선 감독을 선의의 피해자라고 본 제가 바보였다. 다시 간다. KBO, 그리고 KBSA, 야구 적폐부터 제대로 밝혀 보겠다. 야구팬 여러분들의 성원 부탁한다"고 남겼다. 생각했던 답이 나오지 않자 '적폐'로 규정지은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국민들은 허탈감을 느꼈다. 국민 정서와 달랐던 선동렬 감독의 "소신대로 선수를 선발했다"는 대답 때문이 아니다. 선동렬 감독 역시 "국민 정서를 이해하지 못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죄의 뜻을 전했다. 날카롭고 본질을 꿰뚫어 주기를 바랐지만, 수박 겉조차 핥지 못하며 맴돌았던 갈 길 잃은 무지한 국회의원들의 '정치쇼' 질문 세례에 야구팬은 더욱 큰 상실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bellstop@osen.co.kr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