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승패 따라… 北核협상·對中 무역전쟁 출렁인다

입력 2018.10.11 03:01

[한 달 남은 美중간선거]
트럼프 지지율 텃밭이었던 러스트 벨트서 공화·민주 혼전 양상

11월 6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남은 2년을 결정지을 분수령이다. 이번 선거에선 하원의원 전원(435석)과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뽑는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23석, 상원에서 2석을 더 추가하면 다수당이 된다. 선거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평균 35석을 더 얻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경제·외교 정책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북핵 협상에 영향을 주고 미·중 무역 전쟁 등 각종 사안에서 의회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일(현지 시각) 펜실베이니아주(州) 제17 하원의원 선거구에 속한 피츠버그시 외곽 카네기 지역. 1950년대에 멈춰버린 듯한 집들과 텅 빈 창고들, 술에 취했는지 널브러지듯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신설된 17선거구는 미국의 쇠락한 제조업 지대를 일컫는 '러스트 벨트' 최대 격전지다. 이 선거구는 옛 12선거구와 18선거구의 일부가 합쳐져 구성된 곳으로 공화당 케스 로스퍼스 의원(옛 12선거구)과 민주당 코너 램 의원(옛 18선거구)이 대결을 벌인다.

러스트 벨트는 미국 5대호 주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인디애나·위스콘신·일리노이·미시간주(州) 등을 일컫는다. 2016년 대선 때 일리노이만 제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모두 이겼다. 이 지역에 걸린 하원의원 의석 수는 전체(435석)의 19%인 83석. 이 중 비어 있는 지역구 3개를 제외하고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30석을 현재 차지하고 있다.

유세장에서 여유 부리는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미 아이오와주(州) 카운실 블러프스에 있는 미드아메리카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웃으며 양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세장에서 여유 부리는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미 아이오와주(州) 카운실 블러프스에 있는 미드아메리카센터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장에서 웃으며 양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이 구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러스트 벨트 현지 분위기는 지난 대선 때와는 달랐다.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위스콘신 등 3개 주에서 치러지는 주지사와 상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오하이오의 주지사 선거에서만 여론조사상 1%포인트 안팎으로 경합할 뿐 나머지에서는 크게 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제17 선거구도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3%포인트 이겼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램 의원이 최대 9%포인트 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 하원선거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곳이 69곳이고, 그중 15곳이 '러스트 벨트' 지역이라고 했다. 트럼프와 공화당의 확실한 우군이었던 러스트 벨트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실업률이 반세기 만에 최저로 내려갔다"고 연일 자랑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실업률도 대선이 있던 2016년 11월 5.4%에서 지난 8월에는 4.1%로 낮아졌다. 하지만 카네기에서 만난 민주당 코너 램 후보의 선거운동원은 "그건 도심 고층 빌딩의 얘기고 이곳과는 상관없다"고 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 17선거구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옛 철강산업의 중심 비버 카운티에선 올 5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191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8월 기준 비버 카운티의 실업률(4.6%)은 펜실베이니아 평균(4.1%)보다는 훨씬 높다. 새 일자리가 대부분 도심으로 몰렸고 몰락한 외곽의 제조업 지대 부활까지는 이끌지 못한 것이다. 카네기에서 만난 스콧 윌리엄스씨는 "트럼프 시대에도 달라진 건 없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비버 카운티에서 힐러리에 19%포인트 이겼다. 이곳의 일자리는 줄고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도심 일자리만 늘어난 것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와 공화당에는 뼈아픈 상황이다.

지난 대선과 달리 러스트 벨트의 주에서 고전하는 공화당 후보들
이런 상황이 비버 카운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AP통신은 올 5월 기준으로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카운티 중 일자리가 줄어든 곳은 19.2%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카운티 중에서는 35.4%가 일자리가 줄었다고 했다.

트럼프가 전 국민 의료보험인 오바마케어 폐지와 사회 안전망 축소를 추진하는 것도 러스트 벨트의 노년층과 저소득층에겐 부정적인 요소다. 비버 카운티 로스퍼스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만난 공화당 지지자 리사 리들씨는 "의료보험 문제 때문에 동네 사람들의 실망이 크다"고 했다.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서도 의료보험은 핵심 이슈다. 4일 오하이오 주도(州都) 콜럼버스의 민주당 주본부에서 만난 크리스틴 알바니타리스 홍보담당은 "의료보험 같은 생활 이슈가 이끄는 선거"라고 했다.

물론 러스트 벨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콜럼버스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마이클 슈어씨는 "오바마 케어 폐지 등은 트럼프와 공화당이 예고했던 것"이라며 "트럼프는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알바니타리스 홍보담당도 "여론조사에서 앞선다고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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