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5·24 조치 해제'놓고 오락가락 한 강경화

입력 2018.10.10 16:32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계자의 의견을 전달받고 있다./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0일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취한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이해찬 의원이 ‘금강산 관광이 국제사회 제재 위반인가’라고 묻자 "아니다. 그걸 위해 자금이 유입되는 부분이 제재 위반"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이 재차 ‘관광객이 물건을 사는 건 제재 위반인가’라고 묻자 "그건 아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길림성 등 중국 사람들은 북한 관광을 하고 있다. 평양에 가보니 호텔에 중국 사람들 많이 와 있더라. 우리는 금강산 관광산 제재 대상이어서 못가는 게 아니라 5.24 조치 때문에 못가는 거 아니냐’고 질문하자, 강 장관은 "그렇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이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나’고 물었고, 강 장관은 이에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이다"라고 답했다.

강 장관의 발언에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정확한 의미를 물었다. 강 장관은 "관계부처로서는 이것을 늘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5.24 조치의 많은 부분이 유엔 제재 내용으로 담겨져 있다"면서 "해제 문제는 대북제재 국면의 남북관계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발전, 비핵화 대화가 진행중인 상황에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차원에서 유연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오른쪽부터) 정진석, 윤상현, 유기준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한 질의를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연합뉴스
톤이 달라진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재확인에 들어갔다. 정 의원은 ‘지금 국면에서 보면 5·24 조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도 연동 돼있다. 이렇게 쉽게 외교부 장관이 덜컥 발표할 게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장관은 "정확한 상황에 대해서 좀더 파악하고 다시 말씀 드리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강 장관은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은)중요한 행정명령인 만큼 정부로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씀"이라며 "범정부차원에서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5·24 조치는 안보리 대북 제재 조치와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 (5·24 조치를)해제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해제 조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5.24 조치 해제는 국회와 전혀 상의된 바가 없는데 사전 상의 없이 검토한다는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국회가 막을 방법은 없으니 (해제를) 강행한다면 적어도 천안함 피해 유족에게 먼저 찾아가 이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2018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개성공단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강 장관의 5·24 조치 해제 관련 발언은 적절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5·24 조치의 주무부처는 통일부인데, 외교부 장관이 이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었다.

한국당의 김무성 의원은 "외교부가 5·24 조치 주무부처도 아닌데 검토 발언을 국정감사서 해도 되나"라고 물었고, 강 장관은 "제 말이 앞서 나갔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또 5·24 조치 해제를 위한 선행조건을 묻자 "국제사회의 제재가 있는 상황에 5·24 조치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틀도 다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사과하지 않고 있음을 아느냐’는 물음에 강 장관은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게(오늘 국감이) 외교부 국감인지 통일부 국감인지, 언제부터 외교부장관이 통일부장관을 겸직한건지 혼란스럽다"며 "판문점선언, 평양선언, 5.24조치의 주무장관은 통일부 장관이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강 장관이 "그렇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5·24 조치에 대한 답변이 오전과 오후가 다르다"며 "오전은 정부차원에서 검토한다고 했는데, 오후에는 주무부처에서 검토 한다고 추측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통일부 장관 소관이기 때문에 외교부장관이 답변 안 하는게 맞지 않나"라며 "주무부처 질문이 아니어도 다 답변하나"라고 지적했다.

5·24 조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같은 해 5월 우리 정부가 취한 대북제재 조치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와 같은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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