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51명… 목숨 끊으려는 아이들 6년새 12배로

조선일보
  • 주희연 기자
    입력 2018.10.10 03:01

    초등생도 36명… 1학년까지 포함
    학업 스트레스·우울증 등 이유로

    최근 몇 년 새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초·중·고교생이 급격히 늘어나 교육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교육부는 자살 시도 학생 심리를 분석한 사안보고서까지 만들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교육부가 국회 박경미 의원에게 제출한 '자살 시도자 보고 현황'에 따르면 2011년 37명이었던 자살 시도 학생은 2015년 258명으로 늘더니 작년 451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통계는 학교가 시·도교육청에 자발적으로 보고한 내용이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자살한 학생도 2011년 150명에서 2015년 93명으로 꾸준히 줄다 2016년 108명으로 반등하더니 2017년 114명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아이들이 심리적 재난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한다.

    ◇초등생 수십명도 자살 시도

    2017년 자살 시도한 학생 수 외
    한림대는 교육부 의뢰로 2014년부터 학생 자살 사망자의 심리 부검(자살한 사람 주변 사람의 증언과 유서 등을 통해 자살에 이른 이유를 밝혀내는 것)을 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학생 자살과 자살 시도가 동시에 급증하자 예방 차원에서 자살 시도자들의 가정, 학교, 친구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최근 자살 시도자의 가장 큰 특징은 연령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지난해 자살 시도 학생 451명 중 고교생이 213명(47%)으로 가장 많지만, 초등생이 급격히 느는 추세다. 2011년 한 명도 없던 초등생은 2015년 19명으로 늘었고 작년엔 36명이었다. 이 중 초등 1~3학년도 4명 있었다. 지난해 실제 자살한 학생 114명 가운데 초등생이 5명이었다. 이런 현상은 많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학습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가정 불화나 맞벌이 가정이 많아 부모와 소통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자살 시도 학생들은 '우울·불안감 해소'(277명), '분노 해소'(125명) 등을 이유로 꼽았다.

    특히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자살·자해 콘텐츠에 그대로 노출된 점도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많다. 올 초부터 초등생 사이에선 유튜브에 올라온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는 내용의 '자살송'이 유행했고, 10대 사이엔 자해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공유하는 현상도 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지난 7월 2주간 온라인의 자살 관련 콘텐츠를 모니터링했더니 8039건이나 쏟아졌다. 작년 같은 시기보다 38배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자해 사진이 84%였다.

    홍현주 한림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아이들이 인터넷 방송과 소셜 미디어에서 자살·자해 사진과 동영상을 너무 많이 접하기 때문에 이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심지어 모방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10대 사이에 자살 콘텐츠가 지나치게 확대되자 지난달 국회에선 자살 콘텐츠를 청소년 유해 매체로 지정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제주도 '자살 학생 제로지대' 비결은?

    전문가들은 학생 자살을 막으려면 불안이나 우울을 호소하는 학생을 발견하는 즉시 전문 상담이나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주교육청은 2015년부터 교육청 예산으로 정신과 전문의를 채용해 학교에서 자해나 자살 시도 사건이 발생하면 즉각 학교에 나가 학생을 상담하고 치료받게 한다. 전문의와 학교 교사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학생을 관찰한다. 이런 노력으로 제주도는 3년째 단 한 명의 자살자도 나오지 않은 '자살 제로 지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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