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스토리] 중국 정부에 구금당한 '인터폴 총재' 멍훙웨이

입력 2018.10.08 14:58 | 수정 2018.10.08 15:24

국제형사경찰기구(ICPO) 인터폴의 멍훙웨이(65) 총재가 실종 2주 만에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멍 총재는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모국인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뒤 행방이 묘연했던 가운데, 지난 7일 자정쯤 중국 당국이 그를 구금 중인 사실을 발표했다. 멍 총재는 지난달 26일부터 연락이 끊겼으며, 멍 총재의 실종은 가족의 신고로 지난 5일에서야 외부에 알려졌다. 그의 가족도 전화와 인터넷 소셜미디어로 협박을 받아 현재 프랑스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중국인 최초로 인터폴 총재에 선출됐다가 돌연 당국에 구금돼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멍 총재의 지난 행적을 살펴봤다.

멍훙웨이 인터폴 총재
◇ 중국인 최초의 인터폴 총재

멍 총재가 인터폴 총재에 선출된 것은 지난 2016년 11월. 중국인이 인터폴 총재에 선출된 것은 멍 총재가 처음이었으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진핑 주석의 핵심 과제인 반부패 사정의 한 방편으로 실시한 ‘여우 사냥’(해외 도피범 소환) 작전이 성공하려면 인터폴의 협조가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평론가는 중국 정부가 ‘요주의’ 인물을 송환하려고 인터폴 총재 선출에 공을 들였던 진짜 목적이라고 분석한다. 핵무기 정보 등을 들고 미국으로 도피한 링완청(令完成)이나 미국에서 지도부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다보니 앰네스티 등 인권 단체는 멍 총재가 인터폴 총재에 임명됐을 때부터 그의 임명을 반대했다. 인권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멍 총재의 직위를 국외 도피자의 본국 송환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실제 인터폴은 중국 지도부의 비리를 폭로한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에 대해 적색 수배령을 내렸다.

◇ 저우융캉에 발탁된 공안라인 엘리트

중국 당국이 멍 총재를 인터폴 총재 후보로 낙점했던 것은 그가 한국의 경찰에 해당하는 공안부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2004년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공안부장이던 시절 공안부 부부장으로 발탁돼 공산당 지도부의 수족 역할을 자처해왔다.

중국 공안부에 적힌 멍 총재의 약력 /공안부
베이징 올림픽 당시 공안부 부부장을 맡았던 게 대표적이다. 당시 올림픽을 앞두고 신장자치구의 테러가 끊이지 않아 지도부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가운데, 그는 테러 용의자 수백명을 체포하고 수십명을 사살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미국 위구르족 협회 등 인권단체는 중국 당국이 위구르족을 탄압하기 위한 구실로 테러 혐의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그는 지도부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에 새로 창설된 중국 해양경찰국의 초대 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해양경찰국 초대 국장을 지냈던 그는 국가해양국(한국의 해양수산부) 부국장을 겸임하는 한편, 공안부의 당조직위원도 맡아왔다. 멍 총재가 속했던 해양경찰국은 현재 조직개편에 따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지휘하는 무장경찰부대에 편입된 상태다.

◇ 홍콩 언론 "저우융캉 홍콩 부동산 매입 과정 도운 의혹 있어"

멍 총재의 행적에 이상 징후가 보였던 것은 지난 4월 공산당내 직위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 자격이 박탈되면서부터다. 중국 내에서는 공안부 부부장과 같은 직함보다도 공산당 내 지위가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2014년 실각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부패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중화권 매체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멍 총재가 저우융캉 일가의 홍콩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도와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멍 총재는 지난달 ‘제9회 북태평양안보포럼 서밋’에도 불참하는 한편, 중국 측 대표로 그가 아닌 왕훙광 등 부국장이 대리 참석하는 등 공식 행사에서도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 인터폴, 총재 사임 의사 발표…중 당국 "위법행위 조사중"

멍 총재가 국제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프랑스 현지 언론인 ‘유로파1’ 등이 "멍 총재의 부인이 지난 4일 ‘남편이 중국으로 떠난 9월 26일부터 연락 두절 상태’라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보도하면서부터다.

인터폴이 발표한 성명서
중화권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후속 보도를 통해 그의 부패 연루설을 제기하면서 ‘멍 총재 실종 미스터리’가 급속히 확산하기 시작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그의 실종을 두고 중국 언론이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 점을 근거로 그가 사고를 입었을 가능성보다는 구금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무게를 둬왔다. 중국 사정당국의 ‘쌍규’(雙規) 관행에 따라 고위 공직자가 수주에서 몇달 간 사라졌다가 이후 부패 혐의로 처벌받는 사례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그러나 국제기구 수장의 행적이 13일째 감감무소식인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프랑스 등 국제 사회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갑작스런 수장 공백 사태를 빚게 된 인터폴은 성명을 통해 "법 집행 채널을 통해 중국 당국에 멍 총재의 상황에 대한 확인을 요구했다"며 중국에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중국중앙기율검사위는 7일 멍 총재의 조사 사실을 발표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중국 당국도 멍 총재의 구금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데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지난 6일엔 멍 총재의 소식을 전하던 NHK 방송의 중국 내 송출을 돌연 2분간 중단시키기도 했다. 중화주의 성향의 환구시보의 후시진 편집장은 트위터에 멍 총재의 기사들이 "근거 없다"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정황은 제시하지 않았다.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인터폴 측은 7일 멍 총재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성명문을 발표했으며, 이와 동시에 중국 당국 측은 멍씨의 위법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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