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분리는커녕 돗자리째 버려… 日 "오모치카에리는 기본 매너"

입력 2018.10.08 03:00

[환경이 생명입니다] [3부―2] 같은 날 불꽃축제, 韓·日 뒷모습은 달랐다

"특별한 날엔 아무데나 버려도 돼" 가로등·나무마다 쓰레기더미
남은 음식·음료수도 함께 버려… 분리 수거해도 재활용 힘들어

마지막 불꽃의 여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6일 오후 8시 45분 노량진 사육신 공원. 방금 전까지 하늘을 보며 폭죽 10만 발이 자아내는 장관에 감탄하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차 막히기 전에 빨리 출발하자" "빨리 가야 지하철 탄다"는 말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6일 밤 9시 30분쯤 서울 이촌 한강공원에서‘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본 시민들이 쓰레기봉투를 길가에 쌓아놓고 귀가하고 있다.
한강… 쓰레기 버리고 떠나는 시민들 - 6일 밤 9시 30분쯤 서울 이촌 한강공원에서‘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본 시민들이 쓰레기봉투를 길가에 쌓아놓고 귀가하고 있다. 음식 쓰레기, 맥주 캔, 피자 박스, 1회 용기가 뒤죽박죽 섞였다. /조인원 기자
느긋하게 치킨에 맥주를 즐기던 사람들이 재빨리 비닐 봉투 한 장에 남은 음식과 음료 캔을 한꺼번에 쓸어 넣기 시작했다. 남은 음식과 쓰레기를 돗자리 위에 그대로 두고 일어난 뒤, 돗자리를 보자기 삼아 쓰레기를 한데 묶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원에 미리 설치되어 있던 100L들이 쓰레기봉투 10여 개가 곧 터질 듯이 가득 찼고, 가로등과 나무를 기둥 삼아 쓰레기 산이 올라갔다.

이날 서울 3대 '불꽃 명소'(여의도 한강 공원, 이촌 한강 공원, 노량진 사육신 공원) 중 분리배출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은 여의도 공원뿐이었다. 이촌 공원과 사육신 공원은 분리배출을 할 쓰레기통이 아예 없었다. 공원 관리자들이 "분리수거통을 만들어 놔봤자 소용없어, 그냥 모았다가 우리가 분리한다"고 했다.

실제로 여의도 공원 상황을 보니, 그 말대로 분리수거통이 '있으나 마나'였다. "음식물 쓰레기는 분리 배출 바랍니다"라고 적힌 입간판이 있었지만, 전체 높이가 사람 키와 엇비슷한 2m에 불과해 인파에 가려 안내문이 안 보이거나 입간판 자체가 사람에 밀려 땅에 넘어져 있기 일쑤였다. 대다수가 음식 쓰레기통에 캔과 페트병을 쑤셔 넣고, 일반 쓰레기통에 음식 봉투를 던져 넣었다. 어느 쓰레기통이건 주변에 각종 액체와 소스가 흥건했다.

이날 행사에 대비해 이 공원 곳곳에 넓이 4㎡, 높이 1.5m 크기의 대형 쓰레기 수거장이 설치됐다. 불꽃놀이가 끝나자, 쓰레기 수거장뿐 아니라 수거장 주변이 전부 쓰레기 밭이 됐다. 어둠 속에 인파가 몰려들어 비닐봉지, 플라스틱 병, 나무 꼬치 등 온갖 쓰레기를 뒤섞어 아무 통에나 넣고 갔다. 주위에 악취가 났다. 그럴수록 다음 사람은 더 먼 데서 쓰레기를 던지고 갔다.

쓰레기 수거장을 찾는 건 그나마 양반이고, 아예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많았다. 가족과 함께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불꽃놀이를 보던 중년 남성이 쓰레기가 가득 찬 봉투를 그대로 둔 채 일어섰다. 딸이 "아빠, 여긴 쓰레기통이 아닌데?" 하자, 그는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 여기 버려도 괜찮다"며 아이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

편의점과 푸드트럭도 분리배출이 안 되긴 마찬가지였다. 이촌 한강 공원 인근의 한 대형 편의점은 '일반' '캔' '페트' 등을 구분하는 쓰레기통을 매장 뒤편으로 치워버리고 대형 비닐 봉투 하나만 내걸었다. 어차피 아무도 안 지킬 거라고 체념한 것 같았다. 덜 마신 캔, 소주병, 컵라면 용기가 먹다 남은 음식 쓰레기와 한 봉투에 들어갔다.

현장에 나온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시민들이 스스로 분리배출 하지 않으니) 쓰레기 수거차가 모아다가 이튿날 아침까지 밤새워 분리한다"고 했다.


日, 75만명이 먹고 마시고 즐긴 곳… 흘러넘친 쓰레기통 거의 안 보여

'뿌드득, 뿌드득.'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하나같이 일어서서 돗자리를 걷고 자기가 마신 맥주 캔과 페트병을 납작하게 밟고 있었다. 지난 6일 오후 7시 40분 일본 3대 불꽃놀이 축제가 막 끝난 이바라키현 쓰치우라(土浦)시 사쿠라강 풍경이었다.

6일 밤 일본 3대 불꽃놀이 축제가 열린 이바라키현 쓰치우라(土浦)시 사쿠라강에서 시민들이 각자 자기가 만든 쓰레기를 한 손에 들고 귀가하고 있다.
사쿠라강… 쓰레기 들고 떠나는 시민들 - 6일 밤 일본 3대 불꽃놀이 축제가 열린 이바라키현 쓰치우라(土浦)시 사쿠라강에서 시민들이 각자 자기가 만든 쓰레기를 한 손에 들고 귀가하고 있다. /쓰치우라=최은경 특파원
이날 행사는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전국에서 75만명이 몰려와 강둑에 돗자리를 깔았다. 야키소바(볶음국수), 다코야키(문어를 썰어 넣은 풀빵), 가라아케(닭튀김)에 터키 음식 케밥까지 군것질거리 파는 포장마차가 줄 섰다.

오후 7시 40분, 강풍 때문에 예정보다 50분 일찍 불꽃놀이가 끝났다. 관광객들이 아쉬워하며 일어서더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쓰레기를 정리했다. 맥주 캔과 페트병은 밟아서 부피를 줄인 뒤 각자 들고 있던 비닐봉지에 담았다. 포장마차에서 사온 주전부리 종이 접시도 차곡차곡 담았다.

쓰치우라역까지 2.5㎞ 거리를 대부분 사람이 한 손에 쓰레기봉투를 든 채 걸어갔다. 쓰레기봉투를 꽉 묶어서 자기 가방에 집어넣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 뒤 역 근처 분리수거함에 버리거나 자기 가방에 넣은 채 전철에 탔다.

인근 미토(水戶)시에서 왔다는 60대 부부에게 "왜 쓰레기를 가져가느냐"고 물었다. "집에 가서 분리수거한 뒤 가정 쓰레기로 배출하려고요. 이런 행사를 봤으면 쓰레기는 집에 가져가는 게(お持ち帰り·오모치카에리) 매너지요."

1회 용기와 맥주 캔이 널린 곳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가로수 밑에 쓰레기 산이 쌓이거나 쓰레기통 주위에 쓰레기봉지가 흘러넘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75만명이 먹고 마신 곳으론 보이지 않았다. 행사장 주변 편의점은 이날 임시 쓰레기통을 만들고 수시로 봉투를 갈았다. 영업을 끝낸 포장마차 직원 상당수가 대형 봉투를 들고 "여기 버려주시면, 저희가 정리하겠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이런 쓰치우라도 해마다 축제 뒤엔 주민들 사이에 "관광객이 매너가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했다. 쓰치우라시는 불꽃놀이 팸플릿 맨 뒷장에 '자원봉사자가 내일 청소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청소하는 학생들 사진을 실었다. '각자 매너를 지켜서 남을 고생시키지 말자'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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