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짜리 이 작품… 낙찰되자마자 '자폭'

조선일보
  • 정상혁 기자
    입력 2018.10.08 03:00

    5일 소더비 경매서 황당한 소동
    괴짜 화가 뱅크시, 원격으로 파쇄

    경매 낙찰과 동시에 해당 미술품이 파괴되는 황당한 소동이 벌어졌다.

    5일 오후 (현지 시각)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 출품된 뱅크시(Banksy)의 그림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가 104만2000파운드(약 15억4000만원)에 낙찰돼 경매사가 망치를 '땅' 내리치자마자, 액자 안에 있던 캔버스가 밑으로 천천히 흘러내리면서 세절(細切)됐다. 경매장은 일순 혼란에 휩싸였고, 소더비 측은 벽에 걸려 있던 액자를 황급히 옮겼다.

    뱅크시의 그림‘풍선과 소녀’가 경매 낙찰과 동시에 파쇄되고 있다.
    뱅크시의 그림‘풍선과 소녀’가 경매 낙찰과 동시에 파쇄되고 있다. /뱅크시 인스타그램
    이는 작가가 벌인 일이었다. 이튿날 뱅크시는 인스타그램에 액자 내부에 철제 파쇄기를 설치하는 과정과 전날 경매장 풍경이 담긴 1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몇 년 전 그림이 경매에 나갈 것을 대비해 몰래 액자 안에 파쇄기를 설치했다"는 자막이 삽입돼 있다. 뱅크시가 경매 현장에 잠입해 기계를 원격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 영상과 함께 뱅크시는 "파괴의 충동은 곧 창조의 충동"이라는 피카소의 인용문을 남기기도 했다.

    이름도 나이도 밝혀지지 않은 뱅크시는 영국 출신의 '얼굴 없는 화가'로 불린다. 전 세계를 돌며 그라피티 벽화를 남기거나 명문 미술관에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으로 유명하다. 소더비는 성명을 통해 "낙찰자와 함께 다음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