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스는 MB의 것'… 11년 논란 속 사법부 첫 판단 "돈·지분·경영권 모두 MB가 좌지우지"

입력 2018.10.05 17:15

이명박 전 대통령이 5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배경에는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판단이 있다. 법원은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봤다. 정치권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검찰과 특검에서 수사가 진행된 적은 있지만, 사법부가 이 문제를 판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김란희
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는 유·무죄 판단을 위해 '다스의 실소유자'를 가장 먼저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스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 여부는 이 전 대통령의 유무죄를 판단함에 있어 선결 문제가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실제로 다스를 경영하면서 다스의 최대 지분을 보유한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봤다. 다스 설립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관여한 점, 서울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이 전 대통령의 소유인 점 등이 판단의 근거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다스 설립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등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이상은 회장과 처남댁 권영미씨 명의의 다스 지분에 대한 처분·수익 권한을 갖고 있고, 오랜 기간동안 많은 다스 자금이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쓰인 것도 주요 이유가 됐다. 재판부는 "김성우 전 사장 등 다스 전·현직 임직원들의 진술과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관리하던 장부 등에 의해 입증된다"고 했다.

◇의혹 출발점인 '도곡동 땅' 판돈 소유주는 MB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다스 회장과 처남 김재정씨가 1985년 사들였다. 이 땅은 10년 뒤 포스코에 매각됐고, 두 사람은 매각대금을 나눠 가졌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가 사망하기 이전에 그의 명의 증권사 계좌에 100억원 이상이 보관돼있었고, 이 회장도 증권사·은행 계좌에 150억원가량이 보관돼있었다고 한다.

도곡동 땅 매각대금 가운데 일부는 다스의 유상증자에 사용됐다. 이 돈의 소유주를 밝히면 다스의 실소유주로 이어진다. 재판부는 도곡동 땅 매각대금이 보관된 계좌의 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인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토지 매각대금 계좌를 관리하며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처남댁) 권영미씨는 이 계좌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고 밝혔다. 또 이상은 회장 명의의 계좌에서 매달 돈이 빠져나갔는데, 김재정씨가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썼다고 봤다.

이상은 회장의 아들 동형씨가 이 회장 명의의 계좌 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진술한 것과 이 전 대통령이 해당 계좌에서 60억원가량을 빼내 사저 건설비용 등으로 사용한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다스 본사. /조선DB
◇이상은·권영미 지분인데…수익도 처분도 MB에게
다스 지분은 이상은 회장이 47%, 권영미씨가 22%, 청계재단이 5%, 김창대씨가 4% 등을 보유하고 있다. 김재정씨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상속세를 물납해 기획재정부도 1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은 이상은 회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의 지분을 청계재단이나 이시형씨에게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김재정씨가 사망할 때도 권영미씨의 의사와 무관하게 청계재단으로 5%의 지분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친구인 김창대씨가 본인에게 지급된 배당금을 이시형씨에게 돌려준 사실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이상은 회장 등의 다스 지분의 처분·수익권한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자금을 사용한 것도 실소유주 판단의 근거가 됐다. 선거캠프 직원에 대한 허위 급여와 다스 법인카드 사용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쉽게 확인이 가능한 항목만 추려내도 1991년부터 2007년까지 18억원의 다스 자금이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사용됐다는 것이다.

◇경영 상황 보고 받고 승계까지 검토
다스 경영권을 둘러싼 정황 증거들도 이 같은 판단에 힘을 실어줬다. 다스 전·현직 임직원들은 '김성우 전 사장 등이 이 전 대통령에게 다스 경영상황을 보고했고, 이상은 회장은 경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이 같은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또 청와대에서 다스의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의 세무조사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것도 판단 요인이 됐다. 이시형씨가 2010년쯤 다스에 입사한 이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 점 등도 감안됐다.

강경호 전 다스 사장이 이상은 회장 몰래 그의 지분을 이시형씨에게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도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주라는 판단에 힘을 실어줬다. 재판부는 "이시형씨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이 이뤄졌음이 인정된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