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다스 실소유주는 MB"…이 전 대통령, 1심서 징역 15년 선고

입력 2018.10.05 15:16 | 수정 2018.10.05 17:14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4월 9일 350억여원의 다스 횡령·배임과 111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 180일 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 출석해 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는 이날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했다. 82억여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다른 범행이 드러났다"며 "이 전 대통령을 믿고 지지한 국민은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객관적 물증과 신빙성 있는 관련자들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범행이 오래 전에 발생했다는 점에 기대어 이를 모두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뇌물 혐의 등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 직무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훼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직사회 전체의 인사와 직무집행에 대한 신뢰를 뿌리째 뽑는 행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던 정황이 없고, 횡령 범행의 피해 회사인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1인 회사 내지는 가족 회사로 양형 기준상 감경사유에 해당한다"며 "이 전 대통령이 재판에 성실히 임했고 고령인데다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핵심 쟁점이던 자동차부품업체 다스와 관련,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고 판단했다.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 이상은 회장의 아들인 동형씨 등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또 다스 설립 자금의 출처가 된 도곡동땅 매각대금도 이 전 대통령의 재산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김재정씨는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이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스 비자금 조성도 이 전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자금 339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240억원을 유죄로 보고 나머지는 무죄로 판단했다. 법인카드로 5억 7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다스 법인자금으로 차량을 구매한 혐의 등은 면소 판결을 내렸다. 다스 법인세 31억원을 포탈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다스의 BBK 투자금 회수를 위한 미국 소송과 김재정씨의 차명재산 상속세 절감 방안에 공무원을 동원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에 대해서는 무죄 판단이 내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도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삼성에서 다스 미국 소송 비용 67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는 일부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2008년 4월 이전 지원받은 부분은 무죄로, 522만 달러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2008년 3~4월경 삼성의 지원 의사가 (이 전 대통령 측에)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을 받은 기간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특별사면, 금산분리 완화 입법 등을 보면 대가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네 가지 공소사실에 대해 다른 판단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2008년과 2010년 김 전 기획관을 통해 받은 4억원은 국고손실죄를 적용해 유죄로 판단했고, 2011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에게 보낸 10만 달러는 뇌물로 봤다. 그러나 2008년 김성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수수한 2억원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2억원대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현금 16억원과 의류 1230만원어치가 뇌물로 인정됐다. 김소남 전 의원에게 뇌물과 정치자금 4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재판부는 유죄로 봤다. 다만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손병문 ABC상사 회장, 지광스님으로부터 받은 10억원은 모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공판은 TV로 생중계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뒤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치소 교도관을 통한 신병 확보가 어렵고, 구속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이 전 대통령 없이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고 직후 "검찰은 최종적으로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무죄 부분 등에 대해 판결문을 검토한 후 항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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