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미만 '젊은 치매' 2만여명… "부양 대상 아닌 일상의 파트너"

조선일보
  • 손호영 기자
    입력 2018.10.04 03:28

    한국선 실직, 일본에선 '현역'… "훈련 통해 사회활동 연장 가능"
    치매협회, 5일 韓·日 공동 행사

    도요타 계열사 직원 단노 도모후미(丹野智文·44)씨는 일본 북부 센다이(仙台市)시에서 동갑내기 아내와 함께 두 딸을 키우고 있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지금 회사에 들어가 20년간 일했다. 영업 경력이 14년이라 자동차 번호판만 봐도 어느 고객인지 안다고 자신했는데, 2013년 어느 날 고객 얼굴을 못 알아봤다.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의 얼굴을 잊어버렸을 때 병원에 갔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였다.

    한국치매협회는 5일 '한·일 공동 치매대회'를 연다. 양국 전문가들이 함께 '초로기 치매'에 대해 알리는 행사다. 초로기 치매는 단노씨처럼 65세 미만 젊은 나이에 앓는 치매다. 초로기 치매 환자 상당수가 이른 나이에 직장을 잃기 쉽다. 하지만 잘 훈련하고 주위에서 도와주면 수년 더 버틸 수 있다.

    한국 초로기 치매 환자 진모(57)씨의 경우 쉰 살 되던 해 치매 진단을 받고 25년 다닌 은행을 그만뒀다. 퇴직 후 80대 노모와 친언니가 진씨를 돌보지만, 점점 중증 치매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일본 초로기 치매 환자 단노씨는 지금도 '현역'으로 일한다. 해고될 각오로 병을 공개했지만 사장은 오히려 "몸은 움직이겠지? 그렇다면 돌아오라"며 격려했다. 단노씨는 "치매 환자가 되어도 인생을 새롭게 만들 수 있다"면서 "치매는 주변의 도움을 받기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두 나와 함께하는 '파트너'라 생각한다"고 했다. 단노씨는 이번 '한·일 공동 치매대회'에 참여해 자기 경험담을 털어놓을 예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도 65세 미만 젊은 치매 환자 수가 지난해 기준으로 1만8622명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약 4%다. 손치근 한국치매협회 사무총장은 "치매 환자가 일방적으로 '부양받는 존재'가 아니라 '어울려 살아가는 동료'라고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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