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거 알아? 한국남자 12%가 술 때문에 죽는대

조선일보
  • 홍준기 기자
    입력 2018.10.04 03:08

    [오늘의 세상] WHO '술과 건강' 국제보고서

    우리나라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아시아권에선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국가인 중국·일본 등과 비교해도 많았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남성 100명 중 12명가량(2016년 기준)이 술과 관련된 질환·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 최고 주당 국가

    최근 발간된 WHO(세계보건기구)의 '술과 건강에 대한 국제 현황 보고서 2018'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5~2017년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10.2L다. 마신 술 중에서 순수 알코올의 양만 따로 계산했다. 남성이 16.7L로 여성(3.9L)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알코올 16.7L는 360mL 소주(17도) 273병, 500mL 맥주(5도) 668캔을 마셔야 섭취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이다. 1주일에 소주 5병이나 맥주 13캔가량을 꼬박꼬박 마셨다는 의미다.

    아시아권에선 라오스(10.4L) 정도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한국보다 연간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더 많은 나라가 없다. 이웃 나라인 일본(8L)과 중국(7.2L)뿐 아니라 미국(9.8L)도 우리보다 술을 덜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투아니아(15L), 나이지리아(13.4L), 프랑스(12.6L), 호주(10.6L) 등은 우리보다 술을 많이 마셨다.

    한중일 3국의 연간 1인당 알코올 섭취량 그래프

    우리나라의 연평균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은 1970년대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줄고 있다. 그러나 2003~2005년 12.3L에서 2009~2011년 9.9L로 줄었다가 2015~2017년 10.2L로 다시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도 알코올 섭취량이 줄다 늘었지만 우리보다는 늘 적게 마신다. 중국은 4.9L에서 7.2L까지 꾸준히 늘고 있다.

    한·중·일 세 나라의 술에 대한 규제에서 가장 큰 차이는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이다. 우리는 혈중알코올농도 0.05%가 기준이지만 일본은 0.03%, 중국은 0.02%로 우리보다 엄격하다. WHO는 "한국의 알코올 섭취량이 2020년 10.4L, 2025년엔 10.6L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술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의 술 소비는 우리의 38% 수준이다. 연간 1인당 알코올 섭취량이 2003~2005년 3.7L, 2009~2011년 3.8L, 2015~2017년 3.9L였다.

    WHO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마시는 술을 주종별로 분석한 결과, 맥주 22%, 와인 2%, 고도수 증류주 7%, 기타 69%였다. 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소주는 기타로 분류돼 비중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맥주 소비 비중을 보면 중국 30%, 일본 18%, 북한 3% 등이다. 프랑스는 와인 비중이 59%, 미국은 맥주 비중이 47%였다.

    ◇한국남성 100명 중 12명 술 때문에 사망

    WHO는 2016년 우리나라 모든 사망자 중 7.6% 정도는 '술 때문에 죽었다'고 분석했다. 세계 평균(5.3%)보다 2.3%포인트 높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이 비율이 11.8%로 여성(2.6%)에 비해 훨씬 높았다. 남성 100명 중 12명이 술 때문에 사망한 것이다.

    술을 마시면 간경변·암 등 질병이 발병할 확률이 커지고, 음주 운전 등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초래한다. 2016년 간경변으로 인한 사망자의 74.5%, 교통사고 사망자의 38.5%,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8.3% 가 '술로 인한 죽음'으로 WHO는 분석했다.

    술 때문에 발생한 사고로 인한 사망자도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이 이웃 나라에 비해 덜 엄해서인지 교통사고 사망자 중 술과 관련된 사망자 비중은 우리나라(38.5%)가 중국(35.1%), 일본(32.7%)보다 높다. 정부는 음주 단속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WHO는 2016년 세계적으로 술 때문에 300만명(남성 230만명)이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지구 상에서 1분에 6명 정도가 술로 인해 사망한다고 한다. WHO는 "술은 200가지 정도의 사고·질병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러시아 사례처럼 정부가 의지를 가지면 술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각국 정부는 알코올로 인한 해악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러시아의 술 소비 감소는 드라마틱하다. 러시아는 알코올 섭취량이 2005년 1인당 18.7L에서 2016년 11.6L로 줄었다. 2005년부터 장소에 따라 음주·술 광고 등을 제한하고, 주세를 올리고,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음주 운전으로 단속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편 덕이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