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러시아’ 막으려 내년 북극에 군 800명 파견…빙하 녹자 각축전

입력 2018.10.01 17:40 | 수정 2018.10.01 18:11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드러난 땅을 둘러싸고 영국과 러시아 등 서구 열강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영국이 내년 북극에 병력 800명을 파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북극 점령을 막으려는 ‘북극방어전략’ 조치의 일환이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29일(현지 시각) 일간 텔레그래프의 일요판 선데이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뒷마당’에 가해지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부터 10년간 특공대와 해병대원 800명을 노르웨이에 동절기 병력으로 배치하고, 현지에 기지를 건설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왕립 소속 해병대가 2016년 3월 17일 북극에서 동절기 훈련을 받고 있는 모습. /영국왕립해군
윌리엄슨 장관은 최근 러시아가 수년간 사용해오지 않던 소련 시절 기지를 다시 개방한 사실과 기지 근방에서 잠수함 활동이 증가한 점 등을 들어 자국 영토 수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 잠수함 활동이 냉전 시대 수준에 근접했다고 본다"며 "영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영국)가 그곳에 있다는 걸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들 국가가 북극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배경엔 새로운 항로 개척을 비롯해 빙하 아래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가 큰 몫을 차지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구에 매장된 전체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의 25%가 북극 해저에 있다고 추산했다. 석탄과 다이아몬드, 금, 주석 등 엄청난 양의 광물자원도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러시아·미국·캐나다·덴마크 등 5개국. /WSJ
국제법상 북극은 개별 국가의 영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북극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노르웨이·러시아·미국·캐나다·덴마크 등 5개국에는 200해리(약 370㎞)를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이 5개국에 속하지 않는 영국은 식민지 시대 북미 영토를 지배했었던 역사와 자국 영토의 최북단이 북극권까지 320해리(약 590㎞)로 가깝다는 점을 등을 들어 북극해 영유권 주장에 가세하고 있다.

개빈 윌리엄슨(가운데) 영국 국방장관이 전투기 F-35 모의비행에 참여해 영국왕립공군 소속 조종사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텔레그래프
윌리엄슨 장관이 30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밝힌 ‘북극방어전략’에 따르면, 영국 해병대와 육군 특공대원 800명은 노르웨이에서 미국·네덜란드 해병대, 노르웨이 군대와 연합작전을 수행할 예정이다. 해병대 병사에겐 전지형 만능차인 ‘바이킹’도 지급한다.

또한 영국은 스코틀랜드 로시머스에 기지를 둔 대잠 항공기 ‘P8 포세이돈’으로 러시아 잠수함을 추적하고, 빙하 아래에서는 영국 잠수함 여러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영국은 오는 11월 노르웨이에서 시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훈련에 병력 3000명을 파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 나토 훈련은 냉전 종식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병력 4만명이 동원될 예정이다.

윌리엄슨 장관은 "이 모든 건 속도를 높이고 우리의 (방어)능력을 끌어올려 국제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북대서양이나 북극권에서 일어나는 잠수함 위협 또한 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그 위협은 정말로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미 지난 6월부터 윌리엄슨 장관은 러시아 공격에 영공을 방어하기 위해 타이푼 전투기를 아이슬란드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언급해왔다. 또한 지난달 영국 방위위원회는 영국의 북극 영토 방어 능력이 비용 절감·기술 쇠퇴·인적 투자 부족 등의 원인으로 위험 수준에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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