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의 공자, 퇴근길의 노자…어려울 때 나를 구해줄 고전의 지혜들

입력 2018.10.11 10:00

오래된 말의 힘
채지희 지음 | 원동민 그림 | 웨일북 | 336쪽 | 2만3000원

"이름이 알려진다는 것은 얼굴빛은 인자하나 행실은 그와 다르고, 그렇게 살아가면서도 스스로 의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이라도 나랏일에서 반드시 소문은 나고, 가문에서도 반드시 이름은 나게 됩니다." – ‘논어’, 안연 20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는데, 실제로는 어른 노릇을 해야 하는 연차 높은 직장인이 됐다. 이젠 익숙해질 법도 한데, 일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낯선 상황 일색이다. 어려운 상황을 어른답게 넘길 수 있는 처방전은 없을까?

경영 컨설턴트 채지희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어 고전을 뒤적이다 "옛말 틀린 것 없다"는 말에 공감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직장과 일상에서의 버거운 장면마다 공자, 노자의 말을 들려준다. 춘추전국시대는 현재 못지않게 약육강식의 논리가 강한 경쟁 시대였다. 난세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제자백가는 혼란한 시기에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고, 그중 현재까지도 양대 학파로 손꼽히는 것이 유가와 도가이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상이 추구하는 맥락은 같다. ‘성숙한 어른’으로 사는 길을 제시하는 것. 공자와 노자의 말이 수천 년을 지난 지금에까지 울림을 주는 것은 인간의 시대적 고민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며, 그에 대한 지혜 또한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직장인이라면 흔히 부딪힐 문제 상황을 던지고, 이에 적절한 ‘논어’, ’도덕경’ 속 인용문을 제시한 후, 이를 쉽게 풀어준다. 예컨대 어떤 주제로 대화를 시작해도 자기 자랑으로 마무리 짓는 재주를 가진 입사 동기 노 과장의 에피소드에서는 논어 속 공자의 이야기와 함께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해답을 준다.

공자는 출생 신분이 천하고 집안이 가난해 창고지기, 축사지기를 하며 자랐다. 이런 공자를 사람들은 왜 따랐을까? 인품과 평소의 올곧은 언행이 입소문을 타면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게 됐고, 오래 지켜보아도 한결같았기에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머물렀다. 공자가 존경했던 요임금, 순임금, 우임금 역시 그랬다. 권력과 부를 가지려 애썼던 게 아니라 평소 쌓은 인격과 실력으로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자손이 아닌데도 왕위를 물려받았다.

내면이 단단하고 내실을 갖춘 사람들은 굳이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거나 명성을 드러내려 애쓰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맡은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반면 자신의 위치에 불안함을 느끼거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사람들은 그런 약점을 감추거나 회피하기 위해 오히려 더 크게 과시하거나 자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래서 공자는 본래의 목적을 잃고 이름 얻기에만 급급할 때 거짓이나 위선이 아닌지 자신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 인생에서 나는 늘 초보자다. 스무 살, 서른 살도 처음 살아보고, 마흔 살, 쉰 살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초보인데, 점점 곁에서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져 막막하다면 고전 속 어른들을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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