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시작은 플라톤이었다… 새로 보는 경제학의 역사

입력 2018.10.02 10:00

경제학의 모험
니알 키시타이니 지음 | 김진원 옮김 | 부키 | 432쪽 | 2만원

"’사익 추구는 공정한 사회와 양립할 수 있는가?’ 그러나 사익 추구를 전제하는 애덤 스미스의 문제의식은 시장 경제가 자리 잡기 시작한 이후의 것이다."

21세기 초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겪으며 경제학자에게 신랄한 비난이 빗발쳤다. 심지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경제학자를 미심쩍어했다. 그는 경제 위기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런던정경대학교를 방문해 "어째서 아무도 이 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냐"며 경제학자를 질책했다. 많은 사람의 눈에는 경제학자가 정교한 수학 이론이나 궁리할 뿐 현실과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린 듯 보였다.

경제학의 권위가 무너진 시대, 경제학은 과연 필요한가? 그렇다면 어떻게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경제학자 니알 키시타이니는 경제학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그러나 경제학을 공부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답한다.

이 책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분명 경제학의 아버지는 애덤 스미스이건만, 책의 첫 장엔 뜬금없이 플라톤이 등장한다. 대체 왜 수천 년 전 철학자의 이야기를 하는 걸까? 이들은 삶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주목했다. 어떻게 해야 인간 사회가 잘살 수 있을까? 사람들이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진정한 번영으로 이끄는 요소는 무엇일까?

저자는 바로 이 물음으로부터 경제학이 첫발을 내디뎠다고 주장한다. 당시 철학자들이 내놓았던 경제사상은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문제 자체는 여전히 생각해 볼 만 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스 등의 거장에서부터 아서 루이스, 윌리엄 비크리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경제학자까지, 경제학의 중심을 이루는 이론들의 핵심을 소개한다. 빈곤, 불평등, 페미니즘 등 전통 경제학에서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았던 분야도 섬세하게 다뤘다. 아마르티아 센의 빈곤연구,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통해 불평등을 설명하고, 페미니즘과 경제학을 설명하기 위해 낸시 폴브레, 줄리 넬슨 등을 등장시켰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경제학자들에게는 분명 한계가 있지만, 성과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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