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줄어 주말 알바하는 주52시간 근무" 여당서도 우려

입력 2018.09.29 17:48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후 첫 월요일인 7월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 변경된 개점시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면세점이 있는 본점과 강남점을 제외한 영등포점 등에서 개점시간을 10시30분에서 11시로 변경했다./연합뉴스
정부가 ‘저녁이 있는 삶’을 모토로 추진한 주 52시간 근무제의 후유증에 대해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책 대상을 세밀히 고려하지 않고 시행한 탓에 기업은 물론 현장 노동자의 고충이 커지면서 주요 지지층 이탈로까지 연결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 여당 관계자는 ‘급여 감소’, ‘집중근무시간제 폐해’ 등을 언급하며 "이번 건은 정부가 방향을 아주 잘못 잡은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조만간 당정을 중심으로 새로운 보완책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급여 때문에 추가 근무를 원하는 노동자도 있기 때문에 노사 간 합의를 할 수 있는 ‘완충 지대’를 만들어놨어야 한다"며 "정책 대상자의 소득이나 연령 등 기본적인 사항을 제대로 분석한 뒤에 집행했어야지, 이런 완충 지대도 없이 그냥 밀어붙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지역구에서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젊은 층으로부터 ‘급여가 줄어들어 주말 알바를 따로 뛴다’는 불만도 들었다"며 지지층이 이탈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전했다. 다만 당내 분위기상 이같은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기는 쉽지 않고, 상임위 차원에서도 따로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털어놨다.

여권 내 ‘운동권 그룹’의 한계성도 회자된다. 환노위 소속 또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저녁이 있는 삶도 ‘저녁밥 먹을 돈’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며 "평범한 노동자로서의 경험도 없고 ‘저녁을 즐길 수 있을만한 사람들’만 고려해서 정책을 추진하니 현실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게 운동권의 한계"라고 했다.

일단 정부에선 관련 부처를 중심으로 정책 수정 필요성이 대두된 상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은 지난 28일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최근 기업과 시장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등에 대한 정책 수정·보완 필요성 검토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차원의 논의는 별개의 문제다. 당장 여당부터 내부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노동조합 측과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실제 정책 수정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 특히 일반 정책과 달리 노동 정책은 당정 협의에 앞서 여야 및 노사 간 협의를 넘어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이건 당과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여야, 노사 협상이 상당 부분"이라고 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근무시간 단축 폐해와 관련해) 상임위에서 논의된 적은 없다"고 했다. 경제 부처 장관 회의에서 ‘정책 수정’ 발언이 나온 데 대해선 "보완책으로서 탄력근무제야 원래 논의하게 되어있는 것이지만, 일단 노사가 논의하는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한다. 수정한다 해도 그 범위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를 해야할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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