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칼럼] 식탁 위협하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이대로 둘 건가

조선일보
  •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입력 2018.09.28 03:10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김명재 목포해양대 교수
    지난여름 집중호우가 내린 직후 한강에서 쓰레기 더미가 하류로 떠내려가는 것을 보았다. 페트병과 플라스틱 제품, 스티로폼 등이 대부분이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 중 상당량은 강을 통해 바다로 흘러간다. 육지에서 강·하천을 통해 바다로 가거나 피서객이나 어민이 해안이나 배에서 버린 쓰레기가 바다에 모여들면 해양 쓰레기가 된다.

    2016년 전국에서 수거한 해양 쓰레기는 모두 7만840t에 이른다. 플라스틱이 57%로 가장 많고, 스티로폼 14%, 나무 5% 순이었다. 스티로폼도 일종의 플라스틱인 것을 감안하면 플라스틱류가 71%를 차지하는 것이다. 최근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드러나면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미세 플라스틱은 직경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으로, 버려진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풍화돼 작게 부서져 생긴 조각이다. 이런 미세 플라스틱을 플랑크톤 등이 먹으면 조개나 굴, 생선의 먹이사슬을 거쳐 결국 사람 체내로 들어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해양 생태계도 교란한다. 물고기 등이 플라스틱 조각이나 비닐봉지, 스티로폼 등을 먹을 경우 위장에 쌓여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해양생물들이 먹을 것을 먹지 않아 왜소해지거나 서서히 죽게 만든다.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새나 물고기의 배를 갈라보면 플라스틱 조각이나 비닐이 배에 가득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해양 미세 플라스틱 최대 오염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한국의 인천 해안과 낙동강 하구가 세계에서 미세 플라스틱 농도가 2·3번째로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2~2014년 경남 거제 해안에서 굴·담치·게·지렁이 등 4종의 내장과 배설물을 조사한 결과 139개 개체 중 97%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 플라스틱은 수산물을 통해 우리 식탁에까지 오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천일염 6종류를 분석한 결과 미세 플라스틱이 6종에서 모두 발견됐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선과 어패류는 물론 생수, 수돗물, 맥주 등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얼마 전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사이에 한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 섬이 태평양을 떠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고 해류를 따라 환류 지점에 이르러 거대한 인공 쓰레기 섬이 된 것이다. 유엔에 따르면 매년 페트병과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쓰레기 800만t이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생물의 목숨을 빼앗고 먹이 사슬을 교란하고 있다.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전 세계적 환경 이슈가 되었다. 주요 20개국(G20)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미세 플라스틱 등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실행 계획을 채택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유엔환경계획(UNEP)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위한 '깨끗한 바다(Clean Sea)'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날로 심화하는 해양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해양 생태계 보전 및 어자원 관리, 오염 방지 등의 관점에서 종합적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플라스틱 없는 삶'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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