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신 "文 대통령, 김정은 수석 대변인 됐다"

조선일보
입력 2018.09.28 03:19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sing praises)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에 김정은의 선의(善意)를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북 간의 북핵 폐기 협상을 중재하는 입장에서 불가피하게 북측의 입장을 설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미·북처럼 불신과 오해가 깊은 관계에서는 더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가 지나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말의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그때는 중재 역할도 힘들어진다.

북의 핵·미사일 시험장 폐쇄를 언급하며 '북핵 미사일이 미국을 위협하는 일은 완전히 없어졌다'고 했다. 그러나 북은 수십 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이동식 발사대와 ICBM도 아직 그대로다. 안보 책임자는 상대의 의도를 너무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업적과 품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3대 세습 독재자이고 외국 공항에서 이복형을 화학무기로 암살한 사람이다. 고모부는 고사총으로 살해했다. 평양 간부층 외 북한 주민들은 '인권'과 '사랑'이란 말조차 모른 채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 대통령이 외신으로부터 김정은의 대변인이란 평가를 듣는 한편에선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 지명자가 "(GP 철수 등) 비무장지대 내 모든 활동은 유엔군 사령부 소관"이라고 언급하는 일이 있었다. 남북 군사 합의에 대한 이견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남북 군사 합의를 놓고 미국과 '52차례 협의했다'고 하면서도 '동의받았다'는 표현은 쓰지 못했다. 군사 합의로 우리 군의 대응 능력이 현저히 약화됐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중재 외교는 해야 하지만 최소한 북쪽에 치우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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